[프로야구]기아 ‘홈런쇼’…이종범 산토스 장성호 6득점

  • 입력 2001년 8월 30일 23시 45분


‘산토끼가 뛰어야 기아가 산다.’

무슨 선문답처럼 들리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현주소를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할 말은 없을 것이다.

30일 기아와 두산의 광주경기. 최근 3연패를 포함해 9경기에서 1승8패의 치욕적인 성적표를 남긴 기아는 이날도 3회초까지 두산의 강타선에 2-4로 끌려가며 힘겹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기아는 곧 이은 3회말 최익성의 볼넷에 이은 장성호의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그동안 ‘무늬만 4번타자’였던 산토스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날려 역전에 성공했다.

투수가 절대 부족한 팀 사정상 기아 유니폼을 입은 8월 들어 퇴출대상으로 지목된 뒤 알게 모르게 ‘태업’을 해왔던 산토스가 홈런을 날리기는 8일 광주 SK전 19호 홈런 이후 22일 16경기만의 일. 첫 타석을 포함, 최근 8경기를 통틀어 17타수 무안타에서 벗어나는 의미있는 안타였다.

산토스의 파이팅에 자극받은 기아는 4회 장성호가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홈런으로 화답했다. 이에 앞서 이종범은 올들어서만 두 번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날리며 복귀 후 21경기만에 6호 홈런을 기록했다. 또 자신이 홈런을 친 5경기에서 팀이 처음으로 승리하는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대전에선 이틀 연속 역전 홈런에 울었던 SK가 에이스 에르난데스의 역투에 힘입어 한화에 4-1로 승리를 거뒀다.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기록인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5안타 1실점의 무4사구 완투로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이로써 에르난데스는 시즌 170개의 탈삼진을 기록, 2위인 팀동료 이승호(135개)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SK는 2회 안재만이 선제 결승 1점홈런을 날렸고 2-1로 쫓긴 8회에는 조원우가 쐐기를 박는 2점홈런을 터뜨려 에르난데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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