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정연욱/뛰는 택시료 기는 서비스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22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서울시내 택시요금이 25.28% 오른다.

택시요금 인상은 2기 지하철 완전 개통으로 택시의 영업기반이 위축되고 기름값 인상 등으로 업계의 경영난 압박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앞두고 내세우는 서비스 개선 의지는 ‘문서’상에 나타날 뿐 시민들의 ‘체감지수’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올 상반기 주요 업무에 대한 자체 심사평가를 벌인 결과 택시서비스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올 상반기의 택시 불편신고 접수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7% 증가했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의 눈에도 택시 불친절은 어느덧 ‘명물’로 자리잡아 버렸다. 서울시가 6월 7일부터 한달간 인천공항에서 출국대기 중인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택시서비스가 서울의 꼴불견 상위 5위에 올랐다.

서비스 향상을 외치는 택시업계의 ‘공염불’도 문제지만 요금인상을 앞둔 서울시의 안이한 대응도 시민들을 짜증스럽게 한다.

고건(高建) 시장이 27일 간부회의에서 “(심야시간대 승객수송을 위해) 심야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실무진은 “심야시간대 교통수요가 많지 않다”며 부정적이다.

서울시가 뒤늦게 27일부터 심야시간대 택시들의 불법운행 단속에 나선 데 대해 시민들은 “요금인상을 앞두고 시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는 ‘일회성 단속’이 아니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다.

서울시는 마을버스의 서비스 개선실적에 따라 업체별로 요금을 달리 올려주겠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택시의 경우도 이왕 요금을 올린다면 서비스 수준에 따라 요금인상을 차등 적용하는 것도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연욱<이슈부>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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