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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23일 2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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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훌리안 얀(35)이 기적같은 9회말 2사후 역전 3점홈런을 터뜨렸다.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SK전. SK 선발 오상민의 호투에 말린 롯데는 6회까지 0-4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7회말 2점을 추격한뒤 맞은 9회말. 임재철과 박현승이 연속 뜬 공으로 물러나 2사.
관중들은 이미 경기가 끝났다고 보고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세가 가운데 안타로 진루하며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렸다. 이어 김민재가 오른쪽 안타로 뒤를 받쳐 2사 1,2루. 다음타자로 등장한 얀은 볼카운트 투볼에서 SK 마무리 조규제가 던진 3구째 한복판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사직구장 좌중간 스탠드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가는 끝내기 역전 3점홈런.
얀은 손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고 1루 더그아웃에 있던 롯데 선수들도 모두 뛰쳐나가 펄쩍펄쩍 뛰며 믿기지 않는 승리에 감격해 했다.
흥분한 롯데팬들은 경기가 끝난뒤에도 한참동안 신문지를 돌리며 롯데와 얀을 목청껏 외쳤다.
이 홈런은 99년 롯데-삼성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극적인 역전 3점홈런을 날린 호세를 연상케 했다.
3연승의 SK는 9회 충격의 한방을 얻어맞고 아깝게 눈앞에서 4연승을 날려버려야 했고 꼴찌 롯데는 LG를 밀어내고 7위에 올라섰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