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호세-곤살레스 "야구를 인기로 하나"

  • 입력 2001년 8월 20일 18시 37분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미국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것은 백인의 자존심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는 1998년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홈런인 70홈런 신기록을 세우며 20세기초 전설의 강타자 베이브 루스의 환생을 백인팬들에게 보여줬다.

그러나 맥과이어는 폭발적인 인기와는 달리 그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히지 못했다. 미국의 야구전문기자들은 도미니카 출신의 흑인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에게 MVP의 영광을 안겼다. 소사는 66홈런으로 2위에 그쳤지만 타율 타점 외야수비를 비롯한 팀 공헌도에서 맥과이어를 훨씬 앞질렀다.

이게 바로 프로야구에서 말하는 ‘주연보다 빛난 조연’이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주연배우를 능가하는 ‘숨은 1인자’의 활약이 돋보여 눈길을 끈다.

롯데의 ‘수입 갈매기’ 펠릭스 호세와 김병현이 활약중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루이스 곤살레스가 그 주인공. 이들은 각각 삼성 ‘라이언 킹’ 이승엽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배리 본즈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각종 타격 랭킹은 물론 팀 공헌도에서 비교가 안될 만큼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롯데가 삼고초려 끝에 1년만에 복귀시킨 호세는 홈런만 이승엽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을 뿐 타율 타점 장타력 출루율까지 타격의 메이저 5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호세는 32경기가 남은 이승엽보다 2경기를 더 치른 데다 팀이 포스트시즌 티켓을 향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고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가 예상돼 막판 홈런 레이스에서 불리할 전망. 그러나 호세는 프로 원년인 82년 백인천 이후 첫 7할대 장타력과 5할대 출루율을 기록중이고 최소 타격 3관왕은 넘볼 수 있어 MVP는 1순위 후보라는 평가다.

곤살레스도 마찬가지 경우. 본즈가 올해 맥과이어의 70홈런 신기록을 경신하더라도 MVP는 곤살레스가 이미 예약해둔 상태다.

90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메이저리그에 입문한 34세의 곤살레스는 98년 시즌을 마친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트레이드될 때만 해도 2할대 중반의 타율에 10홈런 정도를 치는 그저 그런 선수. 그러나 그는 애리조나로 온 뒤 99년 26홈런, 2000년 31홈런을 날리며 이름을 알렸고 올해는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드는 놀라운 변신에 성공했다.98년 맥과이어와 소사, 99년 이승엽과 한화 로마이어의 홈런왕 경쟁이 두 나라 프로야구의 이정표를 세웠듯이 올해도 한미 양국의 신 라이벌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한미 최고타자 성적 비교(20일현재)

본즈

곤살레스

구분

호세

이승엽

54 ①

46 ②

홈런

30 ①

30 ①

0.308(18

0.347 ③

타율

0.354 ①

0.288(22

107 ④

115 ②

타점

90 ①

74 ⑧

0.822 ①

0.725 ②

장타력

0.719 ①

0.614 ②

0.486 ①

0.438 ③

출루율

0.507 ①

0.422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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