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사무실서 클릭…집안 가전제품이 "윙윙"

  • 입력 2001년 8월 19일 19시 18분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맞벌이 주부 A씨는 사무실에 놓인 PC로 인터넷을 통해 저녁준비를 한다.

화면에 집이 나오자 아침 출근 때 넣어둔 삼계탕이 담긴 전자레인지를 찾아 ‘삼계탕 데우기’를 클릭한다. ‘에어컨’을 찾은 뒤 집 도착 10분 전부터 가동되도록 입력한다. ‘세탁기’를 선택한 뒤 물빨래를 하도록 지시한다.

사무실을 빠져나와 대로로 접어들자 사고가 났는지 차들이 꼼짝하지 않고 있다. 예상보다도 30분 이상 늦어질 것 같다. A씨는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종전에 사무실에서 입력한 명령들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지난 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 용인 수지읍 삼성 5차 사원아파트 입주자들 사이에 요즘 펼쳐지는 일상의 모습이다.

첨단 정보통신설비를 갖춘 사이버아파트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관리해주는 사이버아파트포털업체들의 경쟁이 새로운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 콘텐츠 내용 다양화에 이어 새로운 시스템 구축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

시브이네트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가전제품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PC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 조작하거나 상태를 조회할 수 있도록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이며 내년 초부터 모든 삼성아파트로 확대 적용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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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아파트업계의 선두주자인 아이시티로는 7월부터 제휴 아파트에 기존 사이버아파트보다 이용속도가 10배 가량 빠른 45Mbps(인터넷 이용속도) 광전용선을 설치해주고 있다.

이즈빌은 하반기부터 가스 및 전기사용량 등을 원격으로 검침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주택관리 전문회사를 설립해 사이버 관련 설비를 전담 관리해줄 계획이다.

테크노빌리지의 경우 내년 중 실내조명 커튼 냉난방 설비 등을 원격 조정할 수 있는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구축,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주택공사 임미숙 책임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공되고 있는 사이버아파트의 컨텐츠는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와 유럽 등지에서 배우려고 한국을 찾을 정도로 세계 최고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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