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뉴질랜드 노숙자 위장결혼 성행

  • 입력 2001년 8월 19일 18시 22분


뉴질랜드 노숙자들이 영주권을 원하는 아시아인들의 위장결혼 파트너로 활용되고 있다고 뉴질랜드헤럴드가 19일 보도했다.

중국 등 아시아의 부자들이 까다로운 이민규정을 피해 영주권을 따내기 위해서 뭉칫돈을 미끼로 던질 경우 도심을 방황하는 뉴질랜드의 남녀 노숙자들은 이에 기꺼이 응한다는 것. 구걸과 허드렛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들은 결혼으로 지긋지긋한 노숙자 생활을 청산하고 비교적 호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최대 2만 뉴질랜드달러(약 1200만원)의 목돈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

외국인으로선 이민당국의 감시를 피해 최소 3개월만 현지인과 동거할 경우 영주권을 얻을 수 있다는 법적인 허점 때문에 위장결혼이 이처럼 성행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들의 위장결혼을 주선해 주는 곳은 결혼상담소. 오클랜드 도심에 있는 ‘존스턴 아이덴티티’결혼상담소의 경우 5월 설립 후 불과 3개월 동안 20쌍을 성사시켜 건당 2000 뉴질랜드달러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노숙자를 직원으로 채용한 뒤 도심에서 대상자를 물색하거나 아시아 각국에 직접 예비 신랑 신부를 파견해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오클랜드시청의 윌프 홀트는 “노숙자를 이용한 위장결혼은 돈을 매개로 한 매춘 행위와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자카르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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