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김진웅 연승행진 언제까지…

  • 입력 2001년 8월 3일 13시 29분


지난 1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과 두산의 프로야구 경기.

8회초 두산의 공격, 4-3으로 삼성이 1점을 앞선 상황에서 투수는 노장진에서 마무리 투수인 김진웅으로 교체되었다.

전날에도 4-3의 리드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던 김진웅은 1실점했지만 9회말 터진 마르티네스의 끝내기 홈런 덕분에 행운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진웅은 2이닝 동안 무안타, 탈삼진 2개의 완벽한 피칭으로 팀의 승리를 지킨 것. 특히 이날 24호 홈런을 기록한 우즈를 간단히 삼진 아웃으로 잠재우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 크게 했다.

김진웅은 1달 전까지만 해도 선발투수의 보직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전반기 삼성의 뒷문을 책임져주던 용병 투수 리베라가 허리 부상 등으로 퇴출 당하면서 소방수 역할을 해내게 되었던 것.

소방수로 보직이 바뀐 뒤 초반 2세이브를 올린 김진웅은 이후 4승을 구원승으로 따내며 마무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날 승리를 포함 후반기 4구원승, 3세이브의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4구원승 중 3번이 자책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타선의 도움을 받아 승리한 것으로 그 순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

선발 투수들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이 승수를 채워가고 있는 셈.

그런데 지난해 선발 투수로 15승을 거두며 팀내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김진웅이 마무리를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시즌 초반에는 무난한 출발을 보이다가 부상으로 인해 재활 기간이 필요했고 그 사이 삼성 마운드는 임창용, 배영수, 이용훈 등이 선발에서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준데다가 갈베스라는 특급 용병 투수를 데려오면서 8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선발진을 갖추게 되었던 것.

김진웅이 복귀하면서 잠시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에 리베라가 퇴출을 당하면서 결국 그 자리는 그의 차지가 되었다.

150km가까운 직구와 두둑한 배짱을 갖고 있는 김진웅이 그 누구보다 마무리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한 삼성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

결국 그 판단은 적중, 삼성은 후반기 8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복귀했고 그 중 7경기의 뒷문을 책임진 선수가 바로 김진웅이었던 것.

올 시즌 유난히 마무리 투수들의 보직 변경이 많은 상황, 김진웅이 이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첫 구원왕에 오르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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