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반갑다! 샘"…거제환경연합 샘 찾기 사업

  • 입력 2001년 7월 31일 22시 26분


‘찬새미’‘개새미’‘웃새미’….

요즘은 도시 농촌 가릴 것 없이 수도꼭지만 틀면 ‘쏴!’하고 물이 쏟아지지만 새미(샘,우물)가 유일한 식수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마을 어귀의 새미에서는 농촌 아낙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시집살이의 애환을 풀어놓으며 빨래 방망이를 탕탕 두들겼고 해질녘이면 밥지을 물을 양동이에 담아 머리에 이고는 집으로 향했다.

경남 거제환경운동연합(의장 박기섭)이 이처럼 아스라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샘(새미)을 찾아 다니고 있다. 지난날에 대한 향수는 물론 우물의 수질이 주변 토양환경의 건강성과 지하수의 오염정도를 한눈에 볼수 있는 척도라는 판단에 따른 것.

6월말부터 ‘우리의 새미를 찾아서’라는 이색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거제환경연합 윤미숙사무국장(40)은 31일 “지금까지 12개의 새미를 찾아냈다”며 “대부분 농업용으로 전환됐거나 환경오염으로 훼손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목면과 연초면의 새미 2곳은 조금만 정비하면 식수로 사용할수 있을 만큼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었다.

거제환경연합은 8월 중순까지 거제 전역의 새미에 대한 조사를 마친뒤 상태가 좋은 새미가 있는 3,4곳을 ‘맑은 우물이 있는 마을’로 선정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환경연합 회원들을 만난 마을 주민들은 “우리 마을 샘물이 차고 맛도 가장 좋았다. 정기적으로 청소만 한다면 수돗물 보다는 샘물을 먹겠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또 상당수 우물에는 ‘처녀 귀신이 나온다’는 등의 으스스한 ‘전설’도 남아 있었다.

윤국장은 “옛 추억을 되살리고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우물 되살리기 운동’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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