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은행금리 4%대 진입은 주식시장의 호재

  • 입력 2001년 7월 31일 08시 32분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탈출할 필요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은행금리가 4%대로 떨어지면서 시중자금의 은행권탈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국민과 주택은행은 8월부터 현행 5.4%인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를 4.9%로 내린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을 선언했다.

다음달부터 하나은행이 5.8%에서 5.6%로, 농협이 5.4%에서 5.3%로, 우체국이 6.0%에서 5.5%로 금리를 내린다.

이같은 금리인하 추세는 계속될 것이란 게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기업과 가계의 자금수요가 적은데다 통합은행(국민+주택은행)의 선도적인 금리인하로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올연말까지 4∼4.5%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16.5%의 이자소득세와 4.4%로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는 예기다.

이것은 주식시장엔 대단히 큰 호재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은행권에 머물고 있는 안전선호자금이 회사채나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있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말현재 민간부문(기업+개인)의 총금융자산은 1250조3000억원. 이중 유가증권투자비중은 17.3%으로 일본(16.2%)보다 높지만 미국(43.2%)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친다.

금리인하에 실망한 고수익을 추구하는 1%만 증시로 유입돼도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시장전문가들은 전망한다.

CSFB증권은 30일 "금리인하는 민간부문의 유가증권 투자비중을 높이는 필요조건이다"며 "미국 등 세계경제회복이란 충분조건만 충족되면 국내증시는 급반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4/4분기부터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금리인하의 최대 수혜주로 우량은행주와 증권주 그리고 소비재를 꼽았다. 즉 국민(주택) 하나은행과 삼성 현대증권 국민카드 그리고 신세계 현대차를 투자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도 30일 시중은행의 금리인하로 은행권에 머물고 있는 단기자금들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6개월안에 세계경제가 바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인식할 경우 자금이동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우량은행(국민, 주택)과 국민카드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은행들의 올해 EPS(주당순이익)가 적어도 85%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골드만삭스증권도 최근 한국은행의 콜금리인하와 이에 따른 시중은행의 금리인하는 국내증시가 박스권(540포인트∼630포인트)을 탈출하는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국내경기가 4/4분기부터 회복되는 신호만 나타난다면 시중자금은 본격적으로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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