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그래서 입조심들 했구먼"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27분


27일 발표된 축구대표팀 ‘제4기 히딩크사단’ 명단을 두고 축구협회의 ‘연막 전술’이 화제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거스 히딩크 감독을 포함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이용수 기술위원장 등이 모여 대표 선수 선발에 관한 회의를 가졌다. 회의 후 이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히딩크 감독이 28일 주말 경기를 보고 난 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이 25일 안양-수원전이 벌어진 목동 경기장을 찾았을 때 통역을 담당하는 전한진 축구 협회 대리는 “히딩크 감독이 어느 선수를 주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감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특정 선수를 거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시간을 끌 것처럼 보였던 대표팀 선발은 26일 오후 축구협회가 대표팀 명단을 전격 발표하면서 ‘허무하게’ 매듭지어졌다. 이미 누가 포함되고 누가 탈락할 것인지 정해졌다는 것을 입증하듯 축구 대표팀의 주요 선수들은 26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이 히딩크 감독과의 ‘교감이 없어’ 함구로 일관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히딩크 감독은 ‘이러이러한 말은 절대로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하라’고 꼭 집어 주의를 주기 때문에 누구도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다.”

축구대표팀의 허진 언론 담당관의 이 말은 ‘연막 전술’의 배경을 짐작하게 해준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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