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등 JSA사단 다시 뭉쳤다

  • 입력 2001년 7월 26일 18시 31분


‘공동경비구역 JSA’의 주역들이 다시 뭉쳤다.

‘JSA’를 만든 박찬욱 감독과 북한군 병사로 나왔던 배우 송강호, 신하균이 모여 박 감독의 차기작 ‘복수는 나의 것’을 만들기로 한 것. 아울러 ‘JSA’에서 각각 ‘표 장군’, ‘황 중사’로 나왔던 기주봉, 이대연 등 조연 배우들도 합류했다. ‘JSA’의 또다른 스타 이병헌도 참여할 뜻을 밝혔다가 극중 주인공과 나이가 맞지 않아 포기했다.

‘그때 그 사람’들이 다시 모였지만 영화는 전혀 다르다.

제작발표회 동영상

24일 제작발표회에서 박 감독은 “이제 한국 영화도 새롭고 대담한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것 같아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새롭고 대담한’이라는 의미에 대해 박 감독은 “한국영화는 연기, 표현, 대사 등 여러 면에서 ‘감정 과잉’이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일체의 꾸밈은 배제하고 최소의 표현만으로 최대의 감정을 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는 나의 것’은 한국영화로는 드물게 ‘하드보일드 영화’를 표방한 작품이다. ‘하드보일드’란 주로 범죄나 스릴러 장르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타일. 인물의 감정은 절제하고 상황만을 냉정하게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랙 레인’이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 등이 대표적인 예.

‘복수는 나의 것’은 동진(송강호), 류(신하균), 영미(배두나) 등 세 사람을 통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쁘게 꼬여 가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무너져가는가를 그리게 된다. 시나리오는 박 감독이 직접 썼다.

류는 누나와 단둘이 사는 농아다. 장기 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는 누나 때문에 직장을 잃고, 사기꾼에 속아 자신의 신장과 돈도 날린다. 류의 여자친구 영미는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과격 운동권 출신. 사회적 약자인 류를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영미는 누나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류에게 유괴를 제안한다.

이들이 목표로 삼은 아이는 동진의 딸. 동진은 고졸 학력의 말단 전기공으로 출발해 공장 사장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혼 후 자신이 맡은 딸이 유일한 그의 행복. 어느 날 딸이 납치돼 시체로 발견되자 그는 홀로 ‘복수’를 시작한다….

‘복수는 나의 것’은 다음달 10일 촬영에 들어간다. 개봉은 내년 1월 목표.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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