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출금리+투자수익 쏠쏠 은행 '출자전환대출' 경쟁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56분


서울 상암동과 제주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의 지붕막 공사를 담당하는 타이가는 6월말 기업은행에서 10억원을 빌렸다. 금리는 7.8%로 일반대출보다 2% 포인트 가량 낮았고 대신 대출금을 주당 3만원(액면가 1만원)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줬다.

이 회사의 이정태 이사는 “3년내 코스닥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금리부담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대형은행을 주주로 확보할 수 있어 대외신인도가 많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출자전환 옵션부 대출
(단위:억원)
한미410(65건)
기업85(11건)
한빛17(4건)
신한108(12건)
※주:실적은 6월말 현재 기준.

신한은행은 사모전환새채(CB) 인수실적임.

은행들이 ‘출자전환 옵션부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출금리만으로는 수익에 한계가 있어 투자수익까지 가미한 것으로 사실상 유망벤처기업 투자에 해당된다. 코스닥등록 이전까지는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얻고 증시활황으로 주가가 전환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바꿔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한미 기업 한빛 조흥은행 등은 이미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고 국민 외환은행은 후발주자로 참여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출금리가 일반대출보다 2% 포인트 이상 낮은 7∼8% 수준이라는 것이 최대장점. 대출기간은 보통 3년으로 이 기간중 코스닥등록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 은행이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기업입장에서는 부채가 줄어들고 자본금이 늘어나 재무구조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회사의 주당순이익(EPS)이 낮아지고 공급물량이 낮아져 주가에는 부담이 된다. 또 대출을 받으려면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첨부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증시가 침체돼있어 주식 또는 회사채발행이 어려운 벤처기업은 이용해볼 만하다. 또한 공신력있는 은행자금을 유치하면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은행은 큰 손해없이 잘만 되면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새로운 투자수익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대출금의 85%를 보증하고 있어 은행이 떠안는 리스크는 15%에 불과하다. 주식전환가격도 통상 본질가치(자산가치와 미래수익가치를 감안) 수준에서 결정돼 가격메리트도 있다. 다만 국민은행은 전환가격을 산정할 때 본질가치의 50%까지 프리미엄을 주기로 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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