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현대 전준호 '사이클링' 히트

  • 입력 2001년 7월 6일 22시 33분


현대 전준호(32)가 프로통산 10번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전준호는 6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우중월 2루타(2회)-내야안타(6회)-우월홈런(7회)-우익선상 3루타(8회)를 차례로 날려 대망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20년 프로야구에서 10번째 나온 진기록이며 올시즌엔 삼성 마르티네스에 이어 두 번째. 전준호 개인으론 물론 처음이다.

경기 전만 해도 스포트라이트는 전준호에게 집중됐지만 관심사는 그의 타격이 아니라 발이었다. 전날 잠실 LG전에서 개인통산 371도루로 역대 최다도루 타이기록을 세웠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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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이클링 히트 전준호

하지만 전준호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방망이로 대기록을 세웠다. 2루타와 단타, 홈런을 차례로 친 뒤 8회 들어선 마지막 타석.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직구를 받아친 전준호는 타구가 오른쪽 펜스쪽으로 빠지자 뒤도 안돌아보고 3루쪽을 향해 전력질주했다. 삼성 수비진이 타구를 릴레이 했지만 전준호는 이미 3루에 슬라이딩해 세이프. 그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5타수 4안타 3타점을 날린 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경기에서 장타를 너무 터뜨리는 바람에 도루할 기회가 없어 역대 최다도루 신기록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전준호는 “야구 시작한 이후 사이클링 히트는 처음이라 너무 흥분된다. 마지막 타석에서 기록을 의식했는데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해준 삼성 투수 나형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은 도루할 찬스가 없었는데 도루최다기록을 세운 뒤 500도루까지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현대와 삼성의 ‘예비한국시리즈’로 열린 이 경기에서 현대는 박경완의 3점홈런 등 4개의 홈런을 퍼부으며 삼성을 12-2로 꺾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현대는 48승3무28패로 승률 0.632을 기록, 승차 없이 승률에서 3리 앞서 삼성을 2위 자리로 밀어냈다. 지난해 ‘홈런킹’ 현대 박경완은 1회 터뜨린 시즌 19호 홈런으로 롯데 호세, 두산 우즈와 함께 홈런 부문 공동 2위그룹을 형성했고 선발 마일영은 7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으로 시즌 9승(1패)을 따내 다승 단독 2위.잠실에서 한화는 두산을 2-1로 누르고 두산전 3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SK는 LG에 4-3으로 이겼다.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해태-롯데전은 비로 연기돼 7일 오후 3시부터 연속경기로 열린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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