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국내 구름 걷히자 해외 먹구름‥외부 악재 맞은 증시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26분


하이닉스반도체의 외자유치 성공과 현대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 마무리 등 국내 주식시장을 짓누르던 내부 악재가 사라지려는 상황에서 외부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될 조짐을 보여 증시 전망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하향안정세를 보이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엔-달러) 환율이 재상승 추세로 방향을 틀었다. 또 미국 나스닥지수도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재차 붕괴되면서 비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다.

▽엔-달러 환율 심상치 않다〓3월말 달러당 125엔선을 넘던 엔-달러 환율은 고이즈미 내각 출범에 이어 외국인투자자의 집중적인 주식 순매수(1조7000억엔)로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침체가 지속되고 외국인의 매도전환이 맞물리면서 다시 꿈틀대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투자전략팀장은 “엔화 약세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이해가 암묵적으로 맞아떨어지면서 엔화가 다시 약세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1개월내 125엔, 3개월내 130엔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는 불가피하게 원화 약세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은 3개월내에 14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엔-달러 환율과 정반대로 움직여왔던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나스닥시장도 비관적〓7일째 하락세를 보이던 나스닥지수는 18일(현지 시각)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000선이 무너졌다. 이번주에는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아 기업 실적 전망치가 지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퍼스트콜은 미국 기업들의 2·4분기(4∼6월) 부정적 예비공시가 전년 동기보다 5배 많다고 지적했다. 2분기 전체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3∼14% 감소하고 특히 하이테크부문은 60% 하락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적 전망발표가 일단락되는 2주일간 미 증시는 기업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엔화 약세가 겹쳐 보수적이나 매도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19일 종합주가지수는 대외적 불투명성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순매수하면서 프로그램매수가 발생한 결과로 장 마감 무렵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체력이 강하지는 못했다.

삼성증권 김도현수석연구원은 “대외 변수들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추가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해외 여건의 개선을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관망할 것을 권유했다.

교보증권 임노중책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조선과 자동차 석유화학 등 업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자동차 화인케미컬 코오롱 효성 등이 좋아보인다”고 추천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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