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포커스]미증시 조정에도 외국인 순매수 계속될 듯

  • 입력 2001년 5월 31일 08시 02분


전일 미국증시 하락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와 다우지수는 기업 수익성 회복 불투명 소식에 각각 4.18%와 1.51%하락했다. 특히 워크스테이션 제조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수익악화 전망에 기술주들이 동반 하락했다.

이번 하락으로 지난 4월 18일 FRB(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네 번째 금리인하로 촉발된 미국증시의 상승추세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당분간 추가상승을 가져올 재료가 없어 조정이 예상된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미국증시의 조정국면 진입으로 그동안 순매수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들의 투자형태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은 계속될 것이란 게 시장전문가들의 다수 견해다.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더라도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긍정적 시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한다. 순매도로 돌변하기엔 외국인들의 주가지수선물 순매수 규모나 예탁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30일 현재 외국인들의 누적 주가지수선물 순매수 규모는 1만 7000계약에 달한다. 1998년 12월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주가지수선물 매수는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올리는 만큼 외국인들이 국내증시를 좋게 본다는 얘기다.

5월 한달동안 코스닥시장을 포함해서 모두 1조 15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또한 향후 추가 매수여력을 보여주는 외국인 고객예탁금도 사상 최고치인 1조 5000억원을 기록중이다.지금까지 나타난 실적만 놓고 본다면 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증시를 좋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조상래 코스모투자자문 이사도 미국증시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급격한 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히려 미국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미국자금이 한국증시로 더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조이사는 "회복속도에 대한 견해는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한국경제가 하반기 회복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은 공감대가 외국인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대규모 순매수를 가져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증시가 미국경제 회복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과거 경험을 외국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취매한다는 얘기다.

다만 반도체와 PC 등 IT산업의 경기 바닥권 탈출이 당초 전망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들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인정했다. 수익성 회복이 불투명한 기술주 대신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된 실적우량주들이 제자리를 찾는 작업이 한동안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삼성증권의 이남우 상무도 29일자 투자보고서에서 "일본과 한국 그리고 대만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국증시의 수급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이 4월 한달동안 일본증시에서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대만증시에서도 지난 1주일간 3억 60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한국증시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동북아 증시 전체에 대한 낙관론에 기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만큼 미국증시의 일시적인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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