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중국테마' 정공법은 "만만디"

  • 입력 2001년 5월 28일 19시 01분


최근 ‘중국시장에 진출 또는 진출 추진중’이라는 공시가 부쩍 늘었다.

내수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정보통신(IT) 업계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혈로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특히나 부산하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는 신천지이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미답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투자자들은 이벤트성 수주나 투자 발표에 현혹되지 말고 옥석을 고르는 안목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시장 진출현황〓국내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중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것은 정보통신 분야.

국내 IT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진 것은 중국의 2대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무선이동통신 표준으로 CDMA방식을 채택한 작년부터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있는 CDMA단말기의 수출이 비로소 가능해졌기 때문.

최근 차이나텔레콤의 분리 추진에서 가시화하고 있는 이동통신 분야의 경쟁체제 도입 움직임은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에게도 탈출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네트워크장비 기업들은 통신서비스시장의 급격한 위축과 경쟁 격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증권 허성일 연구위원은 “단말기 및 통신장비업체들의 중국 진출은 내수시장의 포화 및 위축을 대체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이 자체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향후 2∼3년까지는 중국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유의점〓중국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 특히 정부간 공식통로를 통하지 않고 개별기업이 맨투맨으로 접촉하는 경우 ‘신용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것.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서도 ‘내부사정상 투자계획을 연기한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제도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충분한 사전조사도 없이 일단 뚫고 보자는 식의 무모한 현지진출 사례가 아직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한 건 터뜨렸다고 곧바로 따라들어가지 말고 가시적인 매출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세계 유수의 강력한 사업자와 제휴하고 지속적으로 수출비중을 높여갈 수 있는 기업만이 선점효과를 장기적인 수익력의 향상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허연구위원은 “중국시장에서 본격적인 매출은 올 4·4분기 단말기업체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수주나 투자공시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분기매출을 보고 투자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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