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제퍼즈 탈장' 사설]"부시 초심으로 돌아가라"

  • 입력 2001년 5월 25일 18시 45분


제임스 제퍼즈 의원의 공화당 탈당으로 초래된 미국 상원의 여소야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을 포용하겠다던 선거 공약에서 점차로 멀어지고 있는데 대한 '냉정한 교훈'이라고 뉴욕타임스지가 24일자 사설에서 지적했다. 사설은 "제퍼즈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94년이후 처음으로 상원이 민주당 지배하에 놓이게 됐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여소야대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선거공약때 내걸었던 초당적 통합정치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다음은 사설의 주요내용.

제퍼즈 의원의 탈당은 그가 당을 버렸다기 보다는 당이 그를 버렸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의 탈당은 부시 대통령이 온건 보수주의자의 이미지를 내세워 당선된 후 강경 보수로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교육과 환경 문제에서 진보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제퍼즈 의원은 부시 대통령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최근 부시 대통령이 교육예산을 동결한 것은 당초 뒤처지는 어린이가 없도록 하겠다 던 자신의 공약을 뒤엎은 것일 뿐만 아니라 당으로부터 교육 지원을 예상했던 제퍼즈 의원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또한 그의 고향인 버몬트주에서 매우 중요한 환경 문제도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거의 경멸에 가까운 푸대접을 받았다.

제퍼즈 의원의 탈당은 미국 정치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퍼즈 의원과 같은 진보적 공화당원들은 수십년전보다 훨씬 강력한 당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부시 대통령이 교육 환경 의료보험 등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계속 압력을 넣고 있다.

행정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자기 만족'에 빠진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당내에서 들리는 이같은 진보적 의견을 무시하거나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제퍼즈 의원의 탈당은 부시 행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통합정치를 펴겠다는 약속을 스스로 어긴 것에 대한 댓가라고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제부터라도 그가 선거공약때 내건 '초당파적 전술'을 좀더 일관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정리=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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