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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2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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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국민은행 삼성증권 신한은행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3017억원정도를 순매수했다. 지난 16일이후 5일연속(매매일 기준) 74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같은기간 572.40포인트(16일)에서 617.99포인트(22일)로 7.96% 상승했다.
5월들어 다소 주춤하던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갑자기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전문가들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잇단 금리인하로 미국증시의 유동성이 급증한 것을 1차로 꼽는다.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한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할 여력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단지 자금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잇단 금리하락으로 신흥시장에 투자할 의사가 증가했다. 즉 미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증가했다. 이것은 미재무성 채권과 정크본드의 금리차이 축소로 확인된다. 고수익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증가로 정크본드 금리가 하락하면서 보다 고수익을 제공하는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오성식 B&F투자자문 주식운용이사는 설명한다.
실제로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과 CSFB증권은 아시아증시가 신흥시장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국증시는 세계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처라며 투자비중을 확대하라고 권한다.
한국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와 기업 구조조정으로 금융시스템 붕괴위험이 줄어든 것도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설명하는 논리.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정부가 발행한 국채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오는 2008년 만기인 외평채와 미재무성 국채간의 금리차이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인 145bp로 떨어졌다. 신용등급이 한단계 위인 중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한국정부의 외화부채 상환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위험이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19일 발표된 MSCI신흥시장지수 내에서 한국증시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촉발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증시 비중이 종전 11.5%에서 14.8%로 3.3%포인트 늘어났다. MSCI신흥시장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있는 대다수 펀드들이 늘어난 비중만큼 한국주식을 미리 채워넣는다는 분석이다.
여기다 한국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는 것도 외국인들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다.
늦어도 한국경제가 2/4분기중에 저점을 통과할 것이란 판단아래 실물경제의 움직임을 선반영하는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김정기 코스모투자자문 이사는 설명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포항제철 등 경기에 민감한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김 이사는 주장한다.
이창훈 IMM-맥쿼리자산운용 상무는 "국내경기가 더 이상 악화되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외국인들의 추가매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의 순매수만으로는 추가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추가상승 여부는 전적으로 국내자금의 증시유입 속도와 규모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상무는 또한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도 국내자금의 향후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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