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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1일 22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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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지역은 지난 19일 기온이 섭씨 33.6도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20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5.1도로 뛰어올라 강릉지역 기상관측사상 5월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 무더위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져 21일 오전 4시에는 섭씨 24도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4시간후인 오전 8시에는 15.1도로 뚝떨어져 바닷가 어민들이 모닥불을 피고 그물을 손질할 정도였다.
또 지난 18일 새벽에는 강릉 등 동해안 지방에 최대 초속 23.9m에 이르는 강풍이 몰아쳐 2만 2900V짜리 고압선 5곳을 끊어버리고 속초시 온정 초등교 교정에 있는 수백년 버드나무가 부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한달전인 4월 20일경에는 평년기온보다 약 10여도 낮은 이상저온 때문에 사무실마다 난방기구가 다시 가동되기도 했다.
매년 봄 강원 영동전역을 산불 공포에 떨게 하는 건조한 날씨도 계속돼 지난 3월28일부터 5월8일까지 무려 40일간이 건조 경보와 주의보로 얼룩졌다.지난 겨울에는 1월초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에 98.3㎝의 폭설이 쌓이는 것을 비롯, 1월 한달에만 15일간이나 눈이 내려 대관령을 넘던 차량과 승객들이 최고 30시간 이상 고갯길에서 고립됐다.
폭설과 함께 양양∼강릉지방에 거세게 분다는 바람을 뜻하는 양강지풍(襄江之風)도 유명세를 얻은지 오래됐지만
최근의 극한 이상기후는 주민들에게 ‘기상이변의 전조가 아니냐’는 불안감을 갖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어민들은 “최근 1∼2년 전부터 서해안에서 잡히던 조기, 남해안과 제주 동남방에서 잡히던 병어가 동해안에 몰려오는 한편 흔하게 잡히던 명태와 한치가 사라지고 있다”며 바다도 이상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강릉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안 지역은 대관령을 비롯, 백두대간에 가로막인 지형적 특성 때문에 예기치 않은 이상저온과 고온, 돌풍현상이 빚어지기가 쉽다”며 “최근의 연속적인 극한 기후는 우연의 일치”라고 밝혔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