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철인' 최태원 800경기 연속 출전 대기록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9분


최태원
초·중학교에선 졸업할 때 ‘개근상’이라는 걸 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결석 하지 않은 데 대한 상이다. ‘우등상’도 아닌데 뭐 대단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받아본 사람은 이 상의 소중함을 안다.

개근상이 착실한 학생의 대명사이듯 프로야구에서 연속경기 출전은 바로 성실함의 상징이다.

보통 10명 내외의 선수가 한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한다. 지난해엔 133경기를 모두 뛴 선수가 8개 구단을 통틀어 5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보면 1995년 4월 16일 광주 해태전부터 6년이 넘게 연속경기 출전을 해오고 있는 SK 최태원(31·사진)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그는 11일 인천 두산전에서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었다. 대망의 800경기 연속출전.

연도선발출전교체출전
19951223125
19961233126
19971251126
19981251126
19991302132
20001294133
2001 311 32
78515800

99년 9월 18일 삼성 김형석(은퇴)이 갖고 있던 622경기 연속출전기록을 경신한 뒤 매게임 ‘한국신기록’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800경기 연속출전까지 정확히 6년25일이 걸렸다. 이 기간동안 785경기(98.1%)에 선발 출전했고 교체투입은 15경기(1.9%)밖에 되지 않아 기록으로서의 ‘순도’도 높은 편.

위기는 여러 번 있었다. 96년 왼쪽 손목부상, 97년 팔꿈치부상으로 두 차례 고비가 있었고 지난해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파동에선 방출선수명단에 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간 최태원은 여전히 팀의 주전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 부문 기록은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632경기이며 일본에선 기누가사(히로시마 카프)의 2215경기. 이에 비하면 아직 차이가 많지만 일천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800경기 연속출장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네 자릿수까지는 꼭 해보고 싶다”는 최태원은 이제 1000경기 연속출전을 목표로 잡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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