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상이 착실한 학생의 대명사이듯 프로야구에서 연속경기 출전은 바로 성실함의 상징이다.
보통 10명 내외의 선수가 한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한다. 지난해엔 133경기를 모두 뛴 선수가 8개 구단을 통틀어 5명에 불과했다.
이렇게 보면 1995년 4월 16일 광주 해태전부터 6년이 넘게 연속경기 출전을 해오고 있는 SK 최태원(31·사진)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알 수 있다.
그는 11일 인천 두산전에서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었다. 대망의 800경기 연속출전.
연도 | 선발출전 | 교체출전 | 계 |
1995 | 122 | 3 | 125 |
1996 | 123 | 3 | 126 |
1997 | 125 | 1 | 126 |
1998 | 125 | 1 | 126 |
1999 | 130 | 2 | 132 |
2000 | 129 | 4 | 133 |
2001 | 31 | 1 | 32 |
계 | 785 | 15 | 800 |
99년 9월 18일 삼성 김형석(은퇴)이 갖고 있던 622경기 연속출전기록을 경신한 뒤 매게임 ‘한국신기록’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800경기 연속출전까지 정확히 6년25일이 걸렸다. 이 기간동안 785경기(98.1%)에 선발 출전했고 교체투입은 15경기(1.9%)밖에 되지 않아 기록으로서의 ‘순도’도 높은 편.
위기는 여러 번 있었다. 96년 왼쪽 손목부상, 97년 팔꿈치부상으로 두 차례 고비가 있었고 지난해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파동에선 방출선수명단에 오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간 최태원은 여전히 팀의 주전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 부문 기록은 ‘철인’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632경기이며 일본에선 기누가사(히로시마 카프)의 2215경기. 이에 비하면 아직 차이가 많지만 일천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800경기 연속출장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네 자릿수까지는 꼭 해보고 싶다”는 최태원은 이제 1000경기 연속출전을 목표로 잡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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