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경영혁신, 댈러스 구단주에 배우라"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3분


NBA 댈러스 구단주 마크 쿠반
NBA 댈러스 구단주 마크 쿠반
“돈도 벌고 성적도 올리려면 나에게 물어봐.”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가 1988년 이후 13년 만에 플레이오프 2회전에 진출하는 등 만년 하위팀에서 쟁쟁한 명문팀으로 탈바꿈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마크 쿠반 구단주(42)이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쿠반이 구단 인수 1년 만에 팀을 탈바꿈시킨 과정을 소개하며 전 세계 경영자들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업체인 브로드캐스트닷컴을 설립한 뒤 이를 야후에 넘기면서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의 거금을 챙긴 쿠반이 성적부진에다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댈러스구단을 2억80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은 지난해 초.

구단을 인수한 쿠반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개혁에 착수했다. 먼저 팀 로고를 새롭게 만들고 광란하는 개를 주연으로 내세운 공격적인 TV 광고로 팬들에게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했다.

쿠반은 이어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를 대거 채용해 본격적인 돈벌이에 나섰다. 댈러스가 100점 이상을 넣으면 관중 모두에게 패스트푸드를 무료로 제공했고 경기장에서 유명 밴드의 공연을 준비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팬들을 끌어들였다. 또 팀 로고가 새겨진 여성복을 내놓는 등 다양한 로고 제품을 개발해 체육관을 찾은 관중이 호주머니를 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독일(더크 노비츠키) 캐나다(스티브 내시) 중국(왕즈즈) 등에서 선수들을 영입, 이들의 모국에서도 댈러스 바람이 불도록 하는 방법으로 구단의 가치를 높였고 라커룸에 최신형 TV와 게임기, 항균소재의 인체공학 의자를 설치하는 등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판정을 두고 심판에게 항의하거나 코칭스태프석에 앉는 등의 기행으로 NBA 사무국으로부터 무려 50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도 팬의 관심을 끌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전술.

이런 작업에 쿠반이 들인 비용은 구단 전체 연봉의 0.5%. 하지만 효과는 엄청났다. 당장 고가의 시즌티켓 판매가 두 배로 늘었고 NBA 전체적으로 관중이 지난 시즌에 비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댈러스의 홈경기는 20번의 매진을 포함해 관중이 80%나 증가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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