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월드]엿보기 TV프로 佛서도 열풍…성행위까지 위성중계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26분


요즘 프랑스에서는 '로프트 스토리'란 TV 프로그램이 큰 화제와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업방송인 M6가 4월 26일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로프트 스토리는 낯모르는 성인 남녀 11명을 파리 교외의 외딴 집에 모아놓고 10주 동안 그들의 일상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는 20대 남자 6명과 여자 5명이 등장한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과 대화는 집 안팎에 설치된 26대의 카메라와 마이크로폰을 통해 24시간 촬영되고 녹음된다. 화장실만이 유일한 카메라 사각지대. 욕실과 침실도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녹화된 필름은 편집을 거쳐 매일 오후 6시 20분부터 20분간 방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방영 첫 날 무려 550만명을 TV 앞에 끌어모았고 그 후에도 매일 400만명을 고정 시청자로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영 3일째 되는 날엔 남성 참가자 중 가장 미남으로 꼽히는 장-에두아르와 댄서 로아나가 밤중에 풀장에서 수영을 즐기다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섹스장면은 위성 채널인 TPS와 24시간 생중계하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전화투표를 통해 마음에 들지 않는 참가자들을 탈락시킨다. 10주 후 최후의 생존자로 결정된 남녀 한 쌍에게는 다시 6개월 동안 같은 집에서 함께 지낸다는 조건으로 300만프랑(약 5억2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 프로그램을 놓고 학계에서는 튀고 싶어하는 20대의 노출주의와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엿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관음주의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가톨릭계에서는 "인간을 모르모트화한 미친 과학자의 실험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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