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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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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의 한가지 얼굴은 뛰어난 성적. 2일 현재 11경기에서 단 한번의 구원 실패없이 2승7세이브, 9세이브포인트로 구원부문 단독선두이고 평균자책도 1.80으로 수준급.
하지만 그의 뒷모습은 그야말로 ‘공포특급’이다. 경기마다 깔끔한 마무리가 없고 일단 ‘불’을 질러놓고 막는 스타일이다. 2일 대구 두산전에서도 9회 등판해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볼넷 2개를 내주고 1실점(비자책)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투구스피드. 시범경기에서 150㎞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렸던 리베라는 정규시즌 들어서 직구 스피드가 140㎞에도 못 미칠 때가 많다. 2일 경기에선 심지어 129㎞짜리 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의 스피드가 140㎞도 안 된다는 것은 문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갈수록 투구 스피드가 눈에 띄게 떨어지자 삼성에선 지난달 30일 정밀검사를 시키기까지 했다. 하지만 병원측에선 “아무 이상이 없다”는 답변.
최근 컨디션 난조에 대해 리베라는 날씨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미국보다 기온변화가 심해 적응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는 “날씨만 더워지면 정상적인 스피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팀에서 리베라를 보는 시각은 어떨까. 두산 김인식 감독은 “초반에 너무 많이 썼다”고 얘기한다. 마무리투수가 너무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것.
리베라는 11경기에서 15이닝을 소화했다. 이 가운데 2이닝 이상을 던진 게 4경기. 지난달 14일 LG전에선 2와 3분의1이닝을 던졌고 19일 두산전에선 7회 1사후에 나가 2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과연 어깨에 이상이 온 건지, 아니면 날씨 탓인지 조만간 밝혀질 게 분명하다.
<대구〓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