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화부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 자료집 발간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57분


◇정겨운 우리말을 아시나요

▽문화부 4100여개 단어 골라

뜻풀이-용례 담은 자료집 내

‘가납사니’ ‘고비늙다’ ‘우듬지’ ‘일매지다’ ‘엉너리’…

소설 등 문학작품에 쓰인 토박이말들이지만 이런 말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거나 이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문화관광부는 이런 아름다운 토박이말들을 살려나가기 위해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 자료집을 펴냈다.

398쪽 짜리인 이 자료집(사진)에는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포준 국어대사전’에 올라있는 표제어 중 오늘날에도 여전히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 4100여개 단어를 골라 어원을 밝히고 뜻풀이와 함께 문학작품에서의 용례를 들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자료집에 소개된 우리말 몇가지를 예로 들면….

▽갈망〓어떤 일을 감당하여 수습하고 처리함.(영어를 한답시고 혓바닥을 제대로 꼬부랑거리면 사회에 나가서도 제 한 몸 갈망을 해낼 수 있지 않겠느냐·박태순의 ‘어느 사학도의 젊은 시절’)

▽일매지다〓모두 다 고르고 가지런하다.(대창은 모두 한 솜씨로 맞춰 깍은 듯이 길이와 모양새가 일매졌다·송기숙의 ‘녹두장군’)

▽엉너리〓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대불이는 마음에 없는 웃음을 헤프게 실실 날리면서 엉너리를 떨었다·문순태의 ‘타오르는 강’)

▽헤살〓일을 짓궂게 훼방함. 또는 그런 짓.(기폭처럼 가면이 날리는 커튼이 높이 뛰어올라 선반에 얹힌 인형들의 발목이나 허리며 어깨 언저리에서 헤살 짓고 있다·최인훈의 ‘가면고’)

이 밖에도 ‘가납사니’(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좋아하는 수다스러운 사람), ‘고비늙다’(지나치게 늙다),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 등도 자세히 소개돼 있다.

자료집 집필에는 조항범(충북대 교수·국어국문학) 최용기(국어연구원 연구원) 박용찬(국어연구원 학예연구사) 이정미(전 국어연구원 사전편찬원)씨 등이 참여했다.

문화부는 이 자료집 3000부를 발간, 각급 학교와 행정기관 도서관 지방문화원 국어관련단체 등에 무료 배포한 뒤 독자들의 호응이 높을 경우 추가로 발간해 유료 판매도 실시할 예정이다.

문화부는 또 언어순화를 위해 속담이나 전통적인 관용구 등에 쓰인 우리말까지 확대해 자료집을 지속적으로 발간해 나갈 방침이다. 02―3704―9420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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