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울산월드컵경기장 가보니…

  • 입력 2001년 4월 29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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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여 축구팬이 울산 월드컵경기장 관람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해병대 의장대가 멋진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연합]
4만여 축구팬이 울산 월드컵경기장 관람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해병대 의장대가 멋진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연합]
날씨는 잔뜩 찌푸려 어두컴컴했지만 경기장 안은 온갖 꽃이 만발한 것처럼 화사했다.

28일 열린 울산월드컵경기장 개장식. 빨강 노랑 초록 파랑으로 장식된 4만3512석의 관중석은 빈자리 하나 없이 가득 찼고 융단을 깐 듯 잘 정돈된 잔디 위에서 펼쳐지는 울산 현대―브라질 보타포고의 경기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울산의 1―0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보타포고팀 클레멘테 감독은 “한국이 세계축구계에 보석을 선물했다”며 극찬했고 미드필더 아리네우손도 “비가 내렸는데도 그라운드 어느 한 군데 물이 고이지 않았다. 유럽 각지를 다녀봤지만 이처럼 좋은 구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각지에서 울산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은 울산공항에서부터 기분이 산뜻했다. 공항 출입문을 나서자마자 월드컵경기장행을 알리는 무료 셔틀버스가 대기해 편하게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기장 주변의 호수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 수목이 우거진 공원은 경기장 입장까지 두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관중들에게 상쾌한 기분을 느끼도록 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김대중 대통령도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테너 임웅균 박세원 박상혁씨와 소프라노 송광선 박정원 김방술씨가 울산 부산 창원 포항지역의 교향악단 및 합창단과 함께 한 성악 공연, 해병대 의장대 퍼레이드, 취타대 퍼포먼스 등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펼쳐진 1시간 넘는 식전 문화행사도 압권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울산―보타포고의 개장 축하경기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은 마치 한 손에 잡힐 듯 눈앞에서 펼쳐졌고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는 마치 현미경으로 보듯 정확하게 즐길 수 있었다.

김현석 정정수 황승주 등 울산의 선수들도 4만이 넘는 관중이 운집한 전용구장에서 플레이를 하니 내로라 하는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 못지 않았다.

그래도 ‘옥의 티’는 있기 마련. 경기장 입구의 경비 보안시설이 허술해 가방을 바닥에 놓고 안에 있는 물건을 이리저리 들춰내는 바람에 입장객의 원성을 샀고 아무리 축하경기라지만 기록지와 선수 엔트리조차 내외신 기자들에게 제공되지 않는 등 몇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울산시 관계자들은 이런 결점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다음달 30일부터 6월10일까지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에서는 허점없는 대회 진행을 이루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울산〓권순일·배극인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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