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항씨 군동료 3명 곧 소환…비호여부 수사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27분


수의 입은 박원사
수의 입은 박원사
박노항(朴魯恒·50) 원사의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과 군 검찰은 29일 박 원사에게 병역면제 대가로 수천만원을 준 3, 4명과 98년 5월 도피 직후부터 3, 4개월간 박원사를 만난 군 동료 3명을 포함해 병역비리 사건 관련자들을 30일부터 본격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군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박씨에게 돈을 주게 된 경위와 자금의 출처, 박씨의 도피 행적 및 비호 세력 존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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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모델겸 탤런트 출신 모씨(여·54)가 박 원사에게 두 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주고 아들의 병역면제를 받아낸 뒤 박원사의 도피 초기 은신처를 구해준 사실을 확인하고 29일 김씨에 대해 범인도피 및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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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구속영장에 따르면 김씨는 97년 8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 장미아파트 근처 다방에서 당시 국방부 합동조사반 소속으로 병무청에 파견 근무중이던 박 원사에게 자신의 아들이 보충역(4급) 판정을 받게 해달라고 청탁하며 판정 군의관에게 전달해 달라는 취지로 현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김씨는 같은 해 12월 초 아들이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게 되자 박 원사에게 1000만원을 추가로 건넸다.

김씨는 또 98년 5월 박 원사가 도피하자 그를 위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현대아파트 33동 605호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해주고 99년 7월까지 1, 2개월에 1번씩 박 원사를 찾아가 아파트 관리비를 대신 납부해주고 반찬 등 생필품을 장만해 주는 등 도피를 적극 지원해 왔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씨는 30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검찰은 국방부 검찰단의 조사를 받아온 박 원사의 신병을 이날 군에서 넘겨받아 김씨와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박 원사를 김씨에게 소개한 병무청 직원과 박 원사가 김씨를 통해 1000만원의 빚을 받아낸 채무자도 불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박 원사의 잠적으로 수사를 중단했던 24건의 병역비리중 공소시효가 임박한 5건과 박 원사가 ‘수천만원을 받고 병역면제를 해줬다’고 진술한 3, 4건에 대해 30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군 검찰 수사〓군 검찰은 박 원사가 도피 직후 3, 4개월간 만났다고 진술한 군 동료 3명을 곧 소환해 도피과정에서의 조직적 비호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군 검찰은 박 원사 체포 당시 그의 아파트에서 압수한 6800만원중 상당액이 원용수(元龍洙·구속중) 준위에게서 받은 돈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군 검찰은 이에 따라 98년 1차 병무비리 수사 때 박 원사에게 1억7000만원을 주고 12건의 병역비리를 청탁한 원 준위를 소환해 박 원사와 대질신문을 벌일 방침이다.

군 검찰은 병역면제 대가로 박 원사가 챙긴 것으로 알려진 10억여원중 은신처에서 압수한 6800만원과 1억원의 전세보증금 등을 포함한 도피자금 3억원을 제외한 7억원의 행방을 추궁하고 있으며 박 원사의 계좌도 추적중이다.

군 검찰은 박 원사의 전자수첩 복원을 한국샤프사(社)에 의뢰했지만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노트북 하드디스크 복원에는 성공했지만 ‘수사양식’과 일부 오락프로그램만이 남아 있어 수사를 위한 단서를 포착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하태원·이정은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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