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대항숭어들이 공개…28,29일 축제

  • 입력 2001년 4월 23일 21시 40분


‘어야디야, 어야디야, 안목선 그물 조지라, 밖목선 그물 조지라….’

160년 전통의 부산 가덕도 대항숭어들이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부산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 대항어촌계는 음력 4월4일인 28일 대항마을 동남쪽 해안 망대(숭어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지어놓은 집)에서 대항숭어들이 고사를 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29일까지 대항선착장 일대에서 축제를 연다.

2t가량 되는 무동력선 6척이 안목선, 밖목선 등으로 나뉘어 총지휘자인 ‘어로장’의 구령에 따라 숭어떼를 포위하듯이 잡아올리는 어로작업이 선상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행사기간에는 숭어회 무료시식회와 숭어매운탕 맛자랑 대회 등이 펼쳐지며 꽃가루를 뿌리는 부산시소방본부의 개막축하 비행, 일몰시간에 펼쳐지는 실버악단의 가요연주회 등 다양한 볼거리도 곁들여 진다.

대항숭어들이는 매년 음력 4월초 풍어를 기원하는 고사를 시작으로 6월까지 대항마을 등대인근 등에서 펼쳐지는 재래식 어로작업.

어로장을 포함한 27명의 선원들이 6척의 무동력선에 나눠타고 가로 38∼40발, 세로 45∼50발의 그물을 끌어 올리는데 이때 잡히는 숭어가 5000∼1만 마리는 족히 넘는다.

이 숭어잡이는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근 천성마을 천수대, 진해시 안골마을 등 4곳에서 성행했으나 최근 부산신항만 공사 등으로 어자원이 고갈되면서 대항마을 1곳에서만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숭어들이가 끝나면 전체 수익의 절반은 어촌계로 넘어가 공동사업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숭어들이에 참여한 어부들에게 적당량 배분된다. 170가구에 달하는 전체 주민들에게도 얼마간씩 배분된다. 숭어들이가 끝나면 마을 어른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다녀오기도 한다.

대항어촌계 김형수(金炯秀·45)계장은 “어민들의 애환이 깃든 숭어들이를 보존하고 향토문화로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