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3할타자의 몰락!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데…"

  • 입력 2001년 4월 20일 14시 17분


방망이를 거꾸로 들고 칠까?

최근 3연승을 달리며 탈꼴찌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LG 트윈스의 '영원한 3할 타자' 양준혁(32)의 속마음이다.

지난 8년간 연속 3할 타율을 자랑하며 LG 타선의 중심에서 활약이 기대되던 양준혁은 최근 심각한 부진에 빠져들었다.

혹자들은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은 친다'고 호평했지만 타격슬럼프에 빠져든 양준혁의 모습에서는 전혀 3할대 타자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급기야 롯데와의 3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최근 타율이 0.250대로 떨어지자 선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누가 뭐래도 LG의 간판타자인 양준혁이 선발에서 제외된 충격은 선수 개인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다.

타격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양준혁이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심리적인 측면에서 시작됐다.

시즌 초반 이병규, 안상준과 함께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연패에 빠져있는 팀 타선을 나름대로 주도해 나갔다.

하지만 연패가 거듭될수록 팀 고참으로 심리적인 부담감은 더욱 커갔다.

특히 지난 연말 선수협 활동으로 부족한 훈련량과 팀에 대한 송구함으로 더욱 훈련에 몰두했던 그였기에 팀의 연패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

자신은 그런대로 쳐내고 있었지만 팀 승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니 맏형격인 그로선 당연히 책임감도 느꼈을 것이다 .

이후부터 전형적인 슬럼프 타자의 형태가 드러났다.

자신의 폼을 잊어버리고 공을 쫒아가는 형태로서 타격감을 잊어가기 시작했다.

코칭스텝은 선발 제외라는 긴급처방을 내렸지만 7회 첫타석 삼진과 9회에서도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타석에서 물러나는 뒷모습은 쓸쓸해보였지만 그나마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는 있었다.

그렇게 걱정이었던 팀연패가 끊기고 3연승으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

팀 성적에 대한 걱정으로 일순간 무너졌던 타격감은 '8년 3할타자'가 극복하기엔 그다지 어렵지 않은 문제거리.

살아나고 있는 LG의 분위기속에서 양준혁의 회복은 천군만마와 같다.

이를 알고 있는 양준혁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비록 오늘은 안타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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