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벌써 달아오른 홈런 레이스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36분


위에서부터 장종훈 이승엽 심재학 마르티네스
위에서부터 장종훈 이승엽 심재학 마르티네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개막축포와 함께 활짝 문을 연 2001프로야구 홈런레이스.

아직 팀당 10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슬러거들의 방망이는 벌써 불이 붙었다.

장종훈(한화)을 필두로 마르티네스(삼성)와 심재학(두산)이 나란히 4개씩을 담 밖으로 넘겼고 이승엽과 지난해 홈런왕 박경완(현대) 등 6명이 3개씩을 쏘아 올리며 선두그룹을 바짝 추격중.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이승엽―장종훈의 ‘신―구 홈런왕 대결’.

지난해 36홈런만을 때려내 2년 연속 홈런왕 등극에 실패한 이승엽은 시범경기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뽑아내지 못해 주위의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시범’일 뿐이다. 정규시즌엔 달라질 것”이라고 큰소리쳤던 이승엽은 시즌에 들어가자 10경기에서 3발의 아치를 그려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승엽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흘러간 스타’로 여겨지던 장종훈의 분발은 놀랍다. 지난해까지 통산최다인 300홈런을 기록한 장종훈은 올 시즌 4홈런으로 공동 1위. 게다가 타율(0.457) 1위, 타점(10개) 5위, 최다안타(16개) 3위 등 타격 전부문에 걸쳐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제야 타석에서 조급함이 없어졌다”는 그의 말은 ‘야구 9단’의 경지로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16일현재 홈런랭킹
선수(팀)홈런
① 마르티네스(삼성)4개
① 장종훈(한화)4개
① 심재학(두산)4개
④ 이승엽(삼성)3개
④ 박경완(현대)3개
④ 박진만(현대)3개
④ 강 혁(SK)3개
④ 에레라(SK)3개
④ 산토스(해태)3개

현대에서 ‘두산맨’으로 변한 심재학의 변신도 인상적. 전형적인 중거리포였던 그는 겨우내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만 매달린 끝에 정확성과 파워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토종’에 도전하는 ‘용병’의 파워도 거세다. 홈런 공동선두인 마르티네스(삼성), 해태의 4번 타자인 산토스는 언제 한방 터질지 모르는 힘을 갖고 있다. 언제든 시즌 4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두산 우즈(2개)는 올해 역시 홈런킹 후보. 지난해 홈런왕에 등극한 현대 박경완도 이승엽과 같은 3개를 때려내며 페이스가 순조롭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45∼50홈런에서 홈런왕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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