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연기금 증시투입 亞정부 포커게임의 만년패자"

  • 입력 2001년 4월 16일 19시 50분


"아시아 주식시장을 포커게임에 비유한다면 여기서 항상 잘 속는 참가자는 바로 정부다"

16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정부들의 연기금 투입이 어리석은 일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 정부가 주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면서 다른 투자자들이 꺼리는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르딘 자산관리의 휴 영은 "어리석은 이유로 주식을 사들인다면 가격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연기금이 주가를 지지해온 상황에서 이달 초에도 정부가 추가로 3조원의 연기금 투입을 발표했으나 이미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그룹을 예로 들며 "정부의 지원으로 부실한 기업을 건실하게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현대주식을 팔아버리고 휴맥스와 같이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전망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일 것을 충고했다.

정부는 주식을 살 때 대개 인덱스에서 상위 5위안에 들 정도의 기업에 집중하고 실적이 좋은 소형주를 무시해왔다. 휴 영은 "아시아 정부들은 몇몇 훌륭한 가치를 지닌 소형주를 무시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같은 점을 이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미 한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 납세자들과 노동자들이 정부의 연기금 운용에 대해 인내심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등 4대 연기금이 지난 3년 동안 주식에 투자해 입은 손실규모가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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