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외국인 웹사이트 유머시리즈 눈길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7분


“나는 한국에 너무 오래 살았어….”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언제 이런 생각을 할까.

대답은 △일본이 이유없이 싫을 때 △나이트클럽에서 싸구려 위스키와 과일 몇 조각을 먹고는 300달러를 내면서 비싸다고 느끼지 않을 때 등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웹사이트에 이같은 내용의 유머시리즈를 올려놓아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그 중에는 문화의 차이를 표현한 것도 있지만 단순히 웃어넘기기에는 부끄러운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래 살다보면 △커피값이 저녁값보다 비싸도 개의치 않고 △미네소타에 가서 롯데리아를 찾고(미국엔 롯데리아가 없음)△족발을 먹을 수 있으며 △맥도날드에도 젓가락을 들고가고 △밤참으로 식은 밥과 남아 있는 생선머리를 먹게 된다고 답했다.

또 △친구가 차를 후진하는데 “오라이 오라이”라고 말하며 △‘현다이(Hyundai)’를 ‘현대’라고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고 △자가용 승용차를 ‘마이카’라고 말할 때(자가용의 영어표현은 Privately Owned Vehicle, 줄여서는 POV임) △힘들면 “아이고 죽겠다”는 말을 무심코 하게 될 때 등 언어와 관련된 내용도 많다고 했다.

오래 살다보면 이질적인 생활문화에도 적응한다고 했다. “(화장실용) 두루말이 휴지가 식탁에 올려 있어도 아무렇지 않을 때” “사무실에서 슬리퍼를 신고 아무렇지 않을 때” “남자화장실에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들어와도 개의치 않을 때” “청소부가 화장실 변기에서 걸레를 빠는 것을 보고도 따지지 않을 때” 등이 그 예.

이밖에 연주회에서 지휘자가 인사를 하면 함께 머리 숙여 답례를 하게 될 때, 아침에 집앞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다니는 트럭에서 무엇을 파는지 알게 됐을 때도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오래 살았음을 실감한다는 것.

이 시리즈와 함께 ‘미국에 사는 교포 2, 3세들이 한국인임을 실감할 때’라는 유머시리즈도 나왔다. 이중에는 △모두 ‘A’를 받고 하나만 ‘B’를 받았는데 부모님이 ‘왜 B를 받았니’라고 물을 때 △낙제는 곧 이사를 의미할 때 등 한국 부모들의 유별난 교육열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또 한국부모들의 몸에 밴 절약정신도 2, 3세들에게는 불편한 모양. △사실은 15세인데 반 값만 내기 위해 부모님이 12세라고 속일 때 △식빵에 곰팡이가 끼었는데 부모님이 그 부분을 잘라내고 “나머지는 괜찮다”고 말할 때 △풀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님이 “그냥 밥풀을 써”라고 말할 때 등이 그런 예에 속한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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