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업 "환차손 줄여라" 비상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0분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하면서 기업들이 환리스크 관리에 전력하고 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물환거래를 확대하고 결제시기도 조정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달러당 1000∼1200원의 환율을 예상했던 기업들은 시급하지 않은 원자재 수입을 가급적 억제하는 등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LG전자는 결제통화를 다양화하고 해외딜러 초청행사를 한달 앞당겨 4월중 개최하는 등 수출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엔화 약세로 일본제품의 한국진출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국내 영업망을 정비하고 캠코더와 가스오븐레인지 등 일부 품목에서 삼성전자와의 제품교환을 추진중이다.

삼성도 계열사별로 불요불급한 수입을 줄이고 수출입 결제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수출해 벌어들인 달러는 그대로 갖고 있다가 수입대금으로 결제하고있다.

정유업의 특성상 막대한 환차손이 우려되는 SK는 외화부채를 갚기 위해 6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데 이어 선물환 거래를 늘려 환차손 줄이기에 나섰다. 환율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태스크포스팀을 가동중이나 묘안을 찾지 못해 2년 연속 적자를 걱정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당분간 달러화 차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효성은 최근 올해 환율예상치를 종전 달러당 1150원대에서 1250원대로 수정하고 사업부별로 사업계획도 다시 짜고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등 상당수 기업들은 환율 변동폭이 워낙 큰데다 환율추이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당분간 환율 예상치를 바꾸지 않고 사태를 좀더 지켜보기로 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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