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다우-나스닥 폭락…닛케이 소폭 올라

  • 입력 2001년 4월 4일 18시 48분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한 지구촌 증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전날 3% 넘게 떨어졌던 나스닥지수는 3일에도 6.17%(109.88포인트) 폭락하면서 1,672.99에 마감됐다. 이로써 나스닥지수는 98년 10월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3월 기록했던 최고치 5,048.62에서 3분의 1 토막으로 가치가 폭락한 셈.

다우존스공업지수도 2.99%(292.22포인트) 하락한 9,485.71에 마감돼 9,5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이날 주가 하락은 아리바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당초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라고 공시한 데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2월 공장주문이 전달보다 0.4% 떨어졌다는 상무부 발표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이 실적악화로 수백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날까지 1·4분기 예상 실적을 공시한 1036개 미국 상장기업 중 무려 70%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20개 첨단기술 기업 중 당초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기업은 8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2일 발표된 미국 공장 재고가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제조업이 바닥세를 탈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악화 발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이와증권의 마이클 모란 수석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경기회복과 침체지속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며 엇갈리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시장으로 이끌 만한 유명 대기업의 실적 호전 발표가 없는 상태여서 당장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4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낙폭은 뉴욕 증시보다는 크지 않았다. 일본 도쿄에서는 닛케이평균주가가 13,242.78엔으로 전날에 비해 0.9% 오르며 소폭 상승했다. 이날 홍콩의 항셍지수는 4.14%,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증시는 6.15%가 각각 떨어졌다. 그밖의 지역에서도 하락률이 1% 선에 머무르거나 그 이하에 그쳤다.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공중충돌 사고로 인해 미국과 중국간 긴장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투자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런 돌출변수보다는 미국 및 세계 경제의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시 침체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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