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사람들]박찬호 초반부터 운수대통

  • 입력 2001년 4월 1일 17시 23분


박찬호(28.LA 다저스)가 시즌 초반부터 운수대통이다.

4월3일(한국시간) 개막전을 치르게 되는 LA 다저스는 당초 개막전 선발투수로 예정됐던 에이스 케빈 브라운(36)이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제 2선발인 박찬호를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

'개막전 선발=에이스'라는 등식을 생각해 볼 때 팀내에서 박찬호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단계 더 올라갔음을 인지할 수 있는 대목.

게다가 개막전에 박찬호가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동양인 투수가 정규리그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는 영광을 동시에 안게 된다.

박찬호의 개막전 선발은 올시즌 행보에 밝은 전망을 가져다 주는 서곡에 불과하다.

당초 2선발로 출전했을 경우 박찬호는 4일 애리조나의 거물투수이자 '새사냥꾼(?)' 랜디 존슨(애리조나)과 한판 승부를 펼쳐야만 했다.

항상 초반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박찬호에게는 페이스의 상승을 위해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만 하는 상대였다.

박찬호에게 다가온 행운은 랜디 존슨을 피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개막전에 맞붙게 될 밀워키의 선발투수는 메이저리그 경력 5년차인 제이미 라이트(27).

당초 밀워키의 개막전 선발은 제프 다미코였지만 어깨 근육 통증으로 등판이 불가능해지자 2선발인 라이트를 제 1선발로 올려놓은 상태.

박찬호와 같은 경우지만 중량감에서 차이가 난다.

지난 시즌 7승 9패에 불과한 라이트가 찬호와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박찬호는 밀워키를 상대로 통산 3승 무패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뜻하지 않은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은 박찬호.

당초 랜디 존슨이라는 거물 투수와의 맞대결을 피해 한결 수월한 밀워키의 타선과 라이트라는 투수를 상대하게 된 상황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끌기에 충분한 여건들이다.

지난 시즌 막판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상태라 올시즌 초반 스타트는 여느해보다 상황이 좋다.

이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20승이라는 올해의 목표가 그다지 멀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20승 투수는 실력보다는 운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양인 최초의 20승 투수의 탄생을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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