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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30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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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1차전에서 보인 삼성 썬더스의 수비 조직력은 견고하다 못해 철옹성이었다. 탁월한 3점 슈터들을 앞세워 외곽포를 주무기로 한 LG가 1차전에서 인사이드 공격에 주력했던 것도 삼성의 골밑을 뚫지 않고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LG의 용병 투톱인 데릴 프루(2m)와 에릭 이버츠(1m98)는 삼성의 아티머스 맥클래리(1m91), 무스타파 호프(2m)를 상대로 끊임없이 골밑 돌파를 해봤지만 번번이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 재치가 남다른 프루는 경기 초반 호프를 따돌리며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2쿼터에서 일찌감치 파울을 3개나 기록하는 등 잦은 실수로 오히려 팀에 부담을 줬고 이버츠는 맥클래리에 꽁꽁 묶여 38분 동안 평소 득점의 절반에 불과한 19점을 챙기는 데 그쳤다.
한마디로 1차전은 삼성이 내외곽에 걸친 안정적인 조직력을 확인하며 압승한 경기.
그러나 LG도 꼭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LG 김태환 감독이 경기 전 “체력문제로 버릴 경기는 확실하게 포기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1차전을 주전들의 체력비축 기회로 충분히 활용했고 ‘승리의 해법은 외곽슛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소득을 챙겼기 때문. LG 조성원은 1차전에서 22분38초를 뛰며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을 올렸고 조우현(21분55초·15점) 오성식(5분54초)도 몸만 풀며 2차전 이후를 대비했다.
“2차전에서는 다르게 운영하겠다”는 김태환 감독의 말처럼 힘을 비축한 LG가 견고함에다 자신감까지 더한 삼성을 어떻게 공략할지 주목된다.
조승연 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 전무는 “1차전에서 LG가 인사이드 공격에 치중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던 것 같다”며 “LG 용병이 삼성 용병과의 맞대결에서 최소한 대등한 경기를 펼쳐주고 외곽포가 살아나는 것이 2차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최희암 연세대 총감독은 “LG는 챔프전에 오른 것만으로 올 시즌 목표를 다했다는 생각으로 심리적인 측면에서 이미 해이해진 반면 삼성은 지면 망신이란 생각이 강하다”며 “LG가 앞으로도 변칙작전으로 나설 공산이 크며 삼성이 이에 말릴 경우 곧바로 주전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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