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2001시즌 팀별 전망]샌프란시스코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19분


1. 스토브리그 정리

더스틴 베이커를 붙잡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시즌 후 계약이 종료되는 더스틴 베이커와 연장계약을 맺는데 성공해 특급스타 영입 못지 않는 수확을 올렸다. 베이커 감독은 LA 다저스로의 이적설이 유력했지만 7년 동안 팀을 맡아온 샌프란시스코의 잔류를 택했다.

매년 그랬듯이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도 특별한 전력보강은 없었다. 거물 프리 에이전트와의 접촉도 전혀 없었고 팀전력 향상을 위한 트레이드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없는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것이다.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전력 손실은 있었다.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3루수 빌 밀러가 이적했고 자유 계약선수로 풀린 주전 외야수 엘리스 벅스가 클리블랜드와 계약하며 팀을 떠나간 것. 2명의 주전 멤버가 빠져나간면서 팀전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밀러의 빈자리를 위해 러스 데이비스와 재계약을 맺었고 벅스를 대신할 선수로 자유계약 시장에서 션 던스턴과 에릭 데이비스를 영입했지만 모두 밀러나 벅스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선수들.

팀의 유일한 소득이라면 밀러와의 트레이드로 새롭게 영입한 팀 워렐의 존재. 웨렐은 팀의 불펜진을 더욱 더 탄탄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 노익장을 과시했던 마크 가드너와 재계약했고 주전 유격수 리치 오릴리아와 장기계약을 맺은 것도 샌프란시스코에게는 큰 플러스 요인.

또한 유틸리티 맨인 펠리페 크레스포와 연장계약했고 자유계약 시장에서 제이미 아놀드를 영입했지만 이들이 팀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듯 보인다.

2. 예상 라인업

마빈 버나드/캘빈 머레이 (중견수)

아만도 리오스/에릭 데이비스 (우익수)

배리 본즈 (좌익수)

제프 캔트 (2루수)

J. T. 스노우 (1루수)

리치 오릴리아 (유격수)

러스 데이비스/페드로 펠리스 (3루수)

바비 에스탈레라/덕 미라벨리 (포수)

[선발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

션 에스테스

러스 오티스

커크 리터

조 네이던/마크 가드너

마무리 투수 - 롭 넨

3. 샌프란시스코의 강점 - 조직력

일명 '도깨비팀'으로 불리우는 샌프란시스코의 최대 강점은 누가 뭐래도 이 팀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조직력이다.

배리 본즈나 제프 캔트 외에는 특별히 슈퍼스타로 불리울만한 선수가 없지만 전체 선수단이 이끌어내는 응집력은 항상 샌프란시스코를 강팀으로 만들어내는 최대의 무기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요소요소마다 선수를 배치하며 탁월한 용병술을 발휘하는 더스틴 베이커의 존재는 팀조직력의 최대 정점.

올시즌에도 샌프란시스코는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토브리그 때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베이커 감독과 연장계약을 맺은데다가 기존의 멤버들도 커다란 손실없이 그대로 유지해 올해도 특유의 조직력은 여전히 강점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팀타선의 핵심은 배리 본즈와 제프 캔트. 본즈와 캔트는 샌프란시스코 조직력의 중심축이다. 타선에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팀을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리더들이다. 올시즌에도 지난시즌에 버금가는 맹활약이 기대된다.

팀의 고민은 엘리스 벅스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꾸느냐 하는 문제. 벅스는 지난시즌 24홈런 96타점을 기록하며 5번 타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벅스의 이러한 활약이 있었기에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시즌 배리 본즈, 제프 캔트를 축으로 벅스, J. T. 스노우로 이어지는 막강한 중심라인을 형성할 수 있었다.

벅스의 이탈로 인해 중심타선의 위력은 감소할 전망이다. 벅스의 빈자리를 메꿀 아만도 리오스나 에릭 데이비스는 벅스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는 선수들. 따라서 지난시즌 벅스가 보여줬던 파워를 이들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큰 무리다.

스노우와 리치 오릴리아가 본즈와 캔트의 뒤를 받쳐 중심 라인업에 들어오지만 확실히 지난시즌만 못하다. 더구나 이들의 타선 상승으로 인해 하위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노출한다.

투수력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강점은 드러나는 것은 마찬가지. 팀의 로테이션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정교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특급 투수라고 불리울만한 투수는 단 한명도 없지만 리반 에르난데스, 션 에스테스를 축으로 러스 오티스, 커크 리터, 조 네이던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모두 두자리 승수를 올릴 수 있을만큼 상당한 안정감을 자랑한다.

팀 워렐이 가세한 불펜진은 팀전력에서 유일하게 상승효과를 누렸다. 롭 넨의 마무리 실력이 건재한데다 펠릭스 로드리게스, 앨런 앰브리, 애런 훌츠 등 7, 8회를 책임질 셋업맨들도 풍부하다.

4. 약점 - 테이블 세터진.

마빈 버나드와 아만도 리오스.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의 1, 2번 타자로 예상되는 선수들이다. 버나드는 99시즌부터 팀의 불박이 리드오프로 활약했고 리오스는 벅스를 대신해서 올시즌 처음 주전멤버로 나선다.

그러나 문제점은 이들의 찬스메이킹 능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

마빈 버나드 - 타율 0.263, 출루율 0.342, 149경기 출장

아만도 리오스 - 타율 0.266, 출루율 0.347, 115경기 출장

버나드는 최근 3년간 출루율에서 계속 하락세(98/99/00 - 0.369/0.359/0.342)를 보였고 리오스는 지난시즌이 풀타임 첫시즌일 정도로 신인급에 가까운 선수이다. 따라서 올시즌 이들에게 큰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

샌프란시스코로서는 이들을 대체할 마땅한 선수도 없는 형편이다. 버나드를 대신해 리드오프로 가능한 선수는 캘빈 머레이 정도. 그러나 머레이는 지난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루키에 불과해 버나드만큼의 활약을 보일지도 의문이다.

또한 리오스를 대신해서 나올수 있는 선수는 베테랑 에릭 데이비스인데 올해 39살이 되는 데이비스에게 생산력 있는 득점력을 얻어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렇듯 찬스를 만들어내야할 1, 2번 타순이 부실하다는 사실은 팀의 득점력을 크게 떨어뜨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난다. 더구나 이들 뒤에 배리 본즈, 제프 캔트라는 확실한 원, 투 펀치가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떨어지는 출루율이 더욱 더 아쉽기만 할 뿐이다.

5. Key Player - 배리 본즈

본즈는 지난 시즌 36살의 나이로 홈런(49개)과 장타율(0.688) 두 부분에서 캐리어 최고의 기록을 작성했다. 물론 새롭게 선보인 퍼시픽 벨 파크가 좌타자에게 유리해 본즈가 이와 같은 기록을 세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은 기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시즌 본즈는 홈경기(25홈런)과 원정경기(24홈런) 모두 비슷한 수치의 홈런을 기록해 이와 같은 기록이 결코 홈구장의 잇점 덕분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처럼 본즈는 30대 후반의 나이에 부쩍 늘어난 파워를 선보이며 새로운 전성기를 누려가고 있다.

본즈가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실질적인 핵심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만큼 그가 팀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본즈의 존재가 더욱 더 돋보이는 것은 중심타자로서의 능력뿐만이 아니라 찬스를 만들어 주는 능력도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즈의 지난 시즌 활약을 들여다 보면 106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해결사 역할뿐만 아니라 117개의 볼넷을 얻어내 동료 타자들에게 많은 득점 찬스까지 제공해 주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본즈의 이러한 활약이 있었기에 제프 캔트나 엘리스 벅스가 많은 타점을 기록할 수 있었고 결국은 팀타선의 짜임새를 높일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다.

올시즌에도 본즈는 팀타선의 리더로서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 더구나 엘리스 벅스의 이적으로 인해 팀타선의 짜임새가 지난시즌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본즈의 활약에 따라 팀득점력이 좌우될 것이다.

6. 2001 시즌 예상

최근 몇년간 샌프란시스코는 팀전력에 비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시즌전 평가는 매년 리그 중위권 수준이지만 실제 성적은 언제나 이러한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올시즌에 대한 전망은 다르다. 지난 시즌에 비해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고 오히려 팀전력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서 강력한 지구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팀특유의 조직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선발진과 불펜진이 모두 안정되어 있다. 배리 본즈와 제프 캔트를 축으로 하는 팀타선의 짜임새도 지구 내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이고 더스틴 베이커의 탁월한 지도력도 샌프란시스코를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올려놓은 주요 원인이다.

이렇듯 예년에 비해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이지만 지구 우승으로 가는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널리 알려진대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는 각 팀마다 전력편차가 적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죽음의 조. 따라서 LA 다저스를 비롯한 콜로라도, 애리조나의 강력한 도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시즌 최고의 성적을 남겼던 본즈와 캔트 그리고 선발투수들이 올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인다면 지구 우승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타팀에 비해 취약한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러난다는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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