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리포트] 금리 0.5%p 인하 그린스펀 속셈은?

  • 입력 2001년 3월 21일 18시 28분


결국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50bp(0.5%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다. 물론 다수의 전문가들이 이번 금리 조정을 위한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50bp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일부 높은 기대를 가진 투자자들은 실망매물을 대거 쏟아내며 주가 폭락을 이끌었다.

FOMC회의가 열린 지난 20일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폭락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저점을 다시 경신하며 지수 9800선도 지키지 못했고 나스닥시장도 재차 2년여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저점 경신을 지속했다.

이런 결과가 어느정도 예상된 상태에서 그린스펀 FRB의장은 왜 75bp의 인하를 단행하지 않고 50bp인하를 고집했을까. 그 속마음을 알 수는 없겠으나 우선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를 통해 이미 10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이기 때문에 추가로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할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그 이후 미국경기의 하락속도가 가속화 됐다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겠지만 2월과 3월에 걸쳐 발표된 경기 지표중에서는 간간이 호전된 지표들도 섞여 있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경기 하락이 더 심화됐다고 평가하기 어려워진 것이 이유가 된다.

또한 그린스펀 의장의 일관된 지론처럼 재작년부터 작년에 걸쳐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가장 큰 이유가 “비이성적”인 주식시장의 폭등을 경계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나스닥시장의 거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주식시장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로 또 다른 거품을 생성시키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아직까지 경기 둔화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남겨놓기 위한 수순이라고 볼 수도 있다. 즉 이번 금리 인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5.0%로 낮추면서 ’99년 6월이후 가장 낮은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 ’99년 금리 인상이 출발한 시점이 4.75%로 불과 0.25%p 차이밖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75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경우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주식시장의 폭락이 뒤따르긴 했지만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의 기대 수준에 어느 정도 맞추면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놓아 주식시장의 과잉폭등을 막으려는 포석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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