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브랜드 알리기? 스포츠가 최고!"

  • 입력 2001년 3월 19일 08시 37분


‘일본제품은 스마트하다.’

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세계인은 일본 제품을 ‘싸고 좋다’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아식스 미즈노 등의 스포츠브랜드는 물론 후지필름 캐논 등이 글로벌브랜드로 올라서는 계기로 활용한 것. 이같은 성과는 패전국 일본을 세계적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전기가 되었다는 평가.

일본 기업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규모 이벤트의 스폰서십을 따면 3∼4년에 걸친 치밀한 프로모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름 높다. 이는 충분한 준비작업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한 노력.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스폰서 마케팅 기간이 대회 전후 2∼3개월 정도인 것에 비하면 투자 이상의 효과를 얻기 위해 극진한 정성을 기울이는 셈이다.

후지필름은 88서울올림픽 공식파트너 자격을 경쟁사인 코닥사에 내줬지만 집요한 장외 마케팅으로 공식 파트너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올림픽 기간내내 스포츠 경기장면을 내보내는 간접광고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것. 후지필름은 월드컵의 경우 82년 공식파트너가 된 이래 20년에 걸쳐서 후원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필름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94년에는 월드컵 참여를 통해 매출을 5%나 끌어올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파나소닉은 올림픽 주경기장용 방송장비 공급업체로서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재미를 봤다.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올림픽 경기장의 얼굴격인 초대형 전광판 두 대를 확보해 감동의 장면이 전광판으로 연출될 때마다 파나소닉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브라더사는 84년 LA올림픽에 후원사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재봉틀회사에서 정보기기 회사로 기업이미지를 탈바꿈하고 기업인지도를 10%대에서 60%대로 끌어올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일본은 2002년 월드컵 공식파트너로 JVC와 후지제록스가 참여해 대대적인 월드컵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세계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1% 올리려면 1억달러의 비용을 써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정설. 삼성전자는 나가노동계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브랜드이미지를 5%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투입된 스폰서 비용은 불과 4500만달러, 총투자액은 5000만달러를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이처럼 스포츠 마케팅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소비자들을 포착하고 단시간에 브랜드 노출빈도를 높일 수 있다. 사회문화적 장벽과 언어장벽을 넘어서는데도 효과적이다. 세계 각국의 IT기업들이 월드컵과 올림픽 마케팅에 집착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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