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생보사, 보험서 번돈 주식서 날려…

  • 입력 2001년 3월 12일 18시 59분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4∼12월 주식투자에 실패해 약 843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엔 1조8410억원의 흑자를 낸 생보사들이 1년만에 적자로 반전된 것.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지난해 3·4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23개 보험사의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약 4조원 늘었으나 ‘투자손익’은 2조8356억원 줄었다.

▽적자는 투자 실패 때문〓보험사들은 투자부문에서 일정 수익을 예상하고 고객에게 받을 보험료를 정한다. 이 때문에 투자수익이 예상치에 못미치면 적자가 난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주식시장 침체로 4∼12월 영업기간동안 생보사들의 투자부문 수익은 전년보다 약 2조8000여억원이 줄어든 3조2443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손익에 부담이 커지면서 ‘계약자배당전 손익’에서 8435억원의 적자를 냈다. 흑자를 낸 생보사는 삼성 푸르덴셜 등 9개사로 총 흑자 규모가 151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보험손익(수입보험료―지급보험금―사업비)’에선 전년보다 약 4조원 늘어난 2조853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실제 각 보험사의 경영효율은 △신계약률이 전년의 31.6%에서 40.4%로 △보험금지급율은 94.0%에서 81.7% 등으로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여기다 신계약건이 늘면서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용으로 비용처리되는 ‘책임준비전입액’이 6조385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3개 생보사 2000년4~12월 경영실적▼(단위 : 억원)

생명사보험손익투자손익책임준비금전입액계약자배당전손익
대한11,2844,77118,400-2,832
제일-5541,2041,640-1,117
삼성37,21912,18247,045377
흥국-1,6682,240113269
교보-3795,8978,263-3,716
대신-3,687345-3,147-221
현대-3,648323-2,903-677
신한-2,369662-1,702-52
럭키-51243-344-129
금호-2,4071,009-1,428-15
SK-3,392533-2,357-534
한일-1,657-12-1,519-310
동부-490255-27715
동양-3951,185580148
메트10032133167
삼신-2,942189-2,605-170
영풍-8639-579
뉴욕-484-4-44
푸르덴셜1,17474857367
ING2,5941102,555131
프랑스-767-19-88
라이나21341113130
아메리카25821317-43
합계28,53231,44363,852-8,435

▽외국사와 수익 집중〓흑자를 낸 국내 생보사는 삼성(377억원) 흥국(269억원) 동양(148억원) 동부(15억원) 영풍(9억원) 등 5개 업체뿐이다. 업계 2, 3위인 교보생명과 대한생명도 각각 3716억원, 283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나 합작 보험사의 성적은 나은 편이다. 보험사 9개 중 푸르덴셜(367억원) ING(131억원) 라이나(130억원) 메트라이프(67억원) 등 4개사가 흑자를 냈으며 흑자폭은 전년에 비해 약 2배 정도였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이 수익과는 상관없는 양적 팽창에 치중한 동안 외국계는 질적 경영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 줄이고 채권투자 늘렸다〓주식투자 비율은 전년 9.8%에서 4.5%로, 수익증권도 15.3%에서 8.8%로 낮췄다. 자산의 안전한 운용을 위해 등락이 심한 주식의 보유비율을 줄인 것이다. 금감원측은 “주식보유 비율을 낮춘 만큼 웬만큼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추가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공채 회사채 특수채 등 채권투자비율은 전년 13.1%에서 20%로 크게 늘였다. 최근 들어 대형사를 중심으로 미국 등 해외 투자도 늘었다. 해외증권 투자비율은 전년 2.3%에서 2.9%로 높아졌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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