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메모]'목마른 고객' 위해…"그래 이거야"

입력 2001-03-12 18:56수정 2009-09-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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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권의 ‘You First―겨울편’은 지난주 열린 ‘제9회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에서 전파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 광고는 적막한 산중의 정적을 깨는 도끼소리로 시작된다.

‘쾅’하며 얼음을 내려치는 도끼소리에 놀라 후드득 날아오르는 산새들. 대체 왜? 소리에 놀란 어미노루와 새끼노루는 귀를 쫑긋 세운다.

소리의 주인공은 촌로. 그는 짐승들이 물먹을 자리를 만들고 있다. 말 없이 그가 떠나간 후 노루 모자는 눈속에서 갈증에 시달리던 목을 그 웅덩이에서 축인다.

이 광고는 명망 높은 어느 스님의 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눈 쌓인 데 보면 개울가에 발자국이 있다. 토끼 발자국도 있고, 노루 발자국도 있고, 멧돼지 발자국도 있다. 물을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해질녘에 얼음을 깨고 물구멍을 만들어 둔다. 그것도 내게는 나눠갖는 큰 기쁨이다. 나눔이란 누군가에게 끝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중략)’

머리를 싸매고 진행되던 회의 끝에 제작팀의 누군가가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아이디어로 제안했다. 몇시간을 끌었던 회의는 이 아이디어를 내자마자 일사천리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고객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힘이 되어 주겠다’는 메시지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다는 것이 기획·제작팀의 의견이었다.

광고에 등장하는 호수는 사실 중국 장춘에 위치한 저수지다. 제작진은 원래 국내 촬영을 생각했지만 촬영기간이었던 12월초 우리나라에서는 눈은 커녕 얼음도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가까우면서도 제작비 부담이 적은 중국으로 촬영지를 정했다. 촬영은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서 진행됐다.

추위도 문제였지만 제작진은 노루가 과연 뜻대로 움직일지가 걱정이었다. 다행히 어릴때부터 조련사에게 잘 훈련돼 고난이도의 연기를 오히려 사람보다 더 능숙하게 소화했다는 후문. 촌로로 등장하는 후덕한 인상의 모델도 촬영장에서 섭외한 현지인. 광고의 주제에 크게 공감하며 생애 첫 연기를 훌륭히 해냈다고 한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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