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3월 12일 16시 2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장성민 삼성증권 정보통신 애널리스트는 국내통신업체들의 성장이 점차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본다. 선진국 수준을 넘어선 무선통신 가입률을 볼 때 이전 같은 폭발적 성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동영상서비스나 소액결제서비스 등은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한다. 국내정보통신 업체들의 주가가 과거와 같은 상승세를 기록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장 애널리스트는 버클리 대학출신으로 대우증권과 ABM-AMRO증권을 거쳐 2년전에 삼성증권으로 옮겼다.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이 합병했다. 합병의 시너지효과는 무엇인가.
"통신산업은 '규모의 경제' 원칙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자본금 기지국, 가입자수를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두 회사의 합병은 대규모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가령 두 회사가 하던 설비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장비구매과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유리하게 협상할 수 있다.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금조달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아무래도 회사채발행이나 은행차입시 과거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발행할 수 있다. 한마디로 SK텔레콤이 1000만명의 가입자를 통해 누리던 효과를 통합프리텔도 향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LG텔레콤은 독자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
==현시점에서 한통프리텔의 투자메리트는 충분한가.
"당분간 한통프리텔은 합병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에서 거래소시장으로 옮겨 재상장되는 것도 호재다. 거래소시장으로 옮길 경우 외국인과 국내기관투자가들의 매수를 기대할 수 있어 상승여력이 증가할 것이다."
==그러면 SK텔레콤은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나.
"20만원대 초반이면 매수하고 26만원대에 근접하면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매매 전략을 구사하는 게 좋다. SK텔레콤은 음성통화가입자의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당분간 성장모멘텀이
부족하다. 여기다 외국인 매수여력이 거의 없는 것도 부담이다. 9일 현재 외국인한도 소진율이 98.52%라 추가매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한국통신과 한솔그룹 등이 매도의사를 밝힌 것도 주가상승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들의 매물벽을 돌파하기가 현재의 수급상황에서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
==SK텔레콤의 주가약세는 국내 통신산업의 성장한계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닌가.
"동의한다. 국내통신산업은 거의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특히 단순 음성통화시장은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SK텔레콤의 가입자들이 하루평균 5분정도 전화를 거는데 이것은 선진국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 시간이다. 앞으로 2분 이상 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나 영화예약, 지하철패스 등 신규 무선인터넷 서비스 부문은 현재 시장규모가 미미하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한달평균 4만원의 이용료를 지출하는데 이중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1000원이 채 안된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고속성장을 하더라도 매출기여도가 적다.
가령 SK텔레콤은 올해 문자메시지를 포함해서 무선인터넷 부문의 매출액을 4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2000억원을 넘으면 성공했다고 본다. 향후 2-3년간은 국내 통신서비스업체들의 매출액이 과거같은 성장세를 기록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보유 매각이 유찰되면서 한국통신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등의 모멘텀을 기대해도 좋은가.
"민영화 실패로 한국통신의 주가는 당분간 상승 모멘텀을 얻기 힘들다. 정부가 밝힌 매각원칙대로라면 사실상 정부보유지분을 매각하기 어렵다. 특히 내년도 대통령선거에서 공기업 매각이 주요 정치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당분간 한국통신의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뜻한다. "
==IMT-2000 등 3세대 무선통신서비스의 수익성에 회의론이 증폭되고 있다.
"2.5세대와 3세대간의 서비스 내용은 별반 차이가 없다. 전송속도와 국제로밍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것만으로 가입자들에게 차별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지 미지수다.
2.5세대 서비스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 통신업체들이 충분한 현금을 회수하기도 전에 신규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생리상 불가능하다. 올하반기에 2.5세대 서비스가 상용화된 후 곧바로 4세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
==당분간 성장성은 둔화되고 순이익은 늘어나면 배당을 과거보다 더욱 늘려야 하지 않나.
즉 성장부진을 배당수익률 증가를 통해 보전해야 현 주가를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닌가.
" 배당률과 배당성향에 대해 애널리스트가 언급할 성질은 아니다. 다만 SK텔레콤은 5%수준의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통신산업은 신기술이 등장하면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현금보유요구가 클 것이다. 즉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만큼의 배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통신업체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인가.
"국내시장참가자들의 관심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SK텔레콤에 대해선 NTT도코모와 전략적 제휴협정이 예정대로 될 것인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가입자수 증가로 현재 배정받은 주파수대가 언제 소진될지 묻는다. 한통프리텔에 대해선 IMT-2000컨소시엄 회사와 합병비율이 최대 관심사다. SK텔레콤도 마찬가지만 IMT-2000컨소시엄과 합병을 할 경우 주가희석효과를 우려한다. SK텔레콤은 10%, 한통프리텔은 30%까지 발행주식수 증가로 주가하락을 가져올 것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