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글이글]"컨벤션센터도 카지노 가능" 관련법 개정이유?

  • 입력 2001년 3월 2일 18시 32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카지노사업을 추진중인 한무컨벤션측의 카지노장 설치 초기에 ‘특급호텔 외에 컨벤션센터 부대시설에도 카지노를 허가’할 수 있도록 관광진흥법이 개정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회사는 개정 전의 관광진흥법에 의하면 카지노 허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으나 법 개정으로 카지노를 허가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법 개정과 한무컨벤션의 카지노사업 추진 사이에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카지노사업 허가요건과 절차 등을 정하고 있는 관광진흥법은 개정되기 전 ‘제5조의 2’ 1항1호에서 ‘국제공항 또는 국제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시도에 있거나 관광특구 내에 있는 특1급 관광호텔’에 한해 카지노 허가를 해줄 수 있다고 규정했었다.

그러나 98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새 관광진흥법은 제20조에서 카지노 허가 대상을 ‘특1급호텔 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국제회의업시설(컨벤션센터)의 부대시설’로 확대했다.

한무컨벤션측은 98년 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ASEM)시설 단지 안에 컨벤션에넥스(부속동) 빌딩 신축공사를 시작했으며 그후 이 빌딩 2, 3층에 카지노장 설치를 추진해왔다.

한무컨벤션이 착공한 컨벤션에넥스는 개정 전의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카지노사업 허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새 법에 따라 허가 대상에 포함됐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법 개정 이유에 대해 “국가정책상 컨벤션 시설 유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컨벤션시설물에도 카지노사업을 허가할 수 있도록 ‘당근’을 주는 차원에서 법을 개정한 것이며 특정 회사나 개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법을 개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는 총리 재임시절인 98년 11월 무역협회가 2000년 ASEM을 위해 짓고 있던 서울 삼성동 컨벤션센터 상량식에 참석해 관계자에게서 건설 현황을 설명 듣는 자리에서 “여기에 카지노가 들어선다면서요”라고 말했다고 무역협회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골자 가운데 하나가 컨벤션센터에도 카지노 시설을 허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었는데 국회 상정 전 개정안을 보고 받았던 당시 김총리가 이를 기억해내고 인사치레로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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