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삼성-현대차 "SK가 무서워"

  • 입력 2001년 3월 2일 18시 32분


‘SK를 주목하라.’

삼성과 현대차가 요즘 똑같이 견제하는 그룹이 바로 SK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에서 비동기식을 확보해 세계적 통신사업자를 꿈꾸고 있으며 탄탄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가스공사 등 여러 공기업 인수에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자동차사업에서도 완성차 메이커 기능을 제외한 자동차 관련 부대사업의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삼성 대 SK▼

 차세대이동통신(IMT―2000)가스공사
삼 성동기식인 CDMA기술 국내 최고
비동기식 개발 덜 돼
인수에 가장 공들이고 있는 공기업
S K비동기식 최대 통신사업자
삼성과 LG가운데 우수한 장비 채택 예정
SK㈜ 화학 에너지등 바탕으로 인수유력

▼현대차 대 SK▼

 교통정보시스템(ITS)자동차관련 인터넷사업금융업
현대차연말 또는 내년초 본격 서비스 예정오토에버닷컴 이에이치디닷컴현대캐피탈
S KSK㈜에 TF팀N TOP 엔크린보너스카드
SK네트럭 OK캐쉬백닷컴 엔카닷컴
SK생명

▽현대차 대 SK〓이계안 현대차 사장은 최근 사석에서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상대는 SK그룹”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앞으로 유망한 분야는 차를 만드는 것보다는 금융 판매 등 부대사업. 현대차로서는 곳곳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SK가 두려운 것이 당연하다.

현대차가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지능형 교통정보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 앞으로 자동차는 ‘탈 것’에서 ‘움직이는 사무실’로 바뀔 것이고 이같은 환경에서 ITS를 누가 선점할 것인가가 큰 과제인 것. 현대차는 이 서비스를 2002년에 상용화한다는 목표이고 SK도 SK㈜에 비밀 연구팀을 두고 이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서비스 이용을 위한 가입자 확보. 이 면에서 SK는 현대차보다 훨씬 앞서 있다. SK는 011과 017 가입자만 1300만명을 확보해 두고 있다. 엔크린보너스는 850만명, OK캐쉬백 고객은 1500만명이다. 중복가입자를 제외하고라도 SK는 적어도 1000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한 셈이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ITS 사업인 온스타서비스 가입자가 80만명, 일본 토요타―닛산―혼다의 가입자가 3만명에 불과한 점을 보면 엄청난 경쟁력이다.

SK는 금융회사까지 갖고 있고 토요타자동차를 판매 대행하고 있으며 중고차 매매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반면에 현대차는 중고차 매매사업을 전담하는 오토에버닷컴을 겨우 출범시킨 단계다.

▽삼성 대 SK〓삼성은 여러모로 SK가 불편하다. 지난해 말 IMT―2000 사업자 선정때 동기식 장비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에서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심 대형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돼 제품을 계속 공급하게 되길 바랐다. 그러나 SK는 이를 뿌리치고 비동기식으로 돌아섰다.

가스공사 등 공기업 인수에서도 삼성과 SK는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삼성이 인수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공기업은 가스공사. 그런데 SK는 SK㈜ SK화학 SK에너지 등 관련 회사가 있는 데다 자금여력도 있어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재계에서 담배인삼공사 한국통신 등 공기업 인수에 여력이 있는 그룹으로 삼성 SK 롯데가 손꼽히는 데 삼성과 SK의 대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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