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못믿을 증권사'…등록직전 '뻥튀기 전망'

입력 2001-03-01 18:22수정 2009-09-2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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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증권사는 지난해 초 B기업의 코스닥 등록을 맡으면서 투자자에게 자료를 배포했다.

“B기업이 99년9월말 결산결과 400억대 매출에 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2000년 이후 대폭적인 매출증가가 예상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코스닥열풍과 맞물려 공모 경쟁률은 무려 184:1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올 초 시점에 이 회사의 매출은 A증권사 전망치의 51%에 그쳤다. 주가는 2만6000원이던 공모가에서 출발해 5월 중순 8만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코스닥시장 붕괴에 실적부진에 따라 1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B증권사는 한통엠닷컴의 코스닥 등록을 도우면서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적자가 예상되지만 9억8000만원에 머물 것”으로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실제 적자규모는 2519억원으로 드러나 투자자들을 혼란케 했다.

증권업협회는 국내 12개 증권사가 주간사로서 기업공개를 도와준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내놓아 투자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증권업협회측은 “지난해 12개 증권사가 제시한 기업실적 전망치 가운데 35곳은 실적이 크게 미달했으며 23개 기업은 오히려 적자를 기록하는 등 58개 기업의 전망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별로는 LG증권이 협회등록공모와 기업공개를 합해 10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우(9건), 동양(7건) 굿모닝 현대(각 6건) 한화(5건) 삼성(4건) 대신 동원(각 3건) 교보 SK(각 2건) 순이었다.

엉터리 분석을 내놓았다는 비난에 직면한 증권사들도 적극 해명하고 있다. 고객인 등록희망기업들이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애초부터 ‘뻥튀기 전망치’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또 “공모가를 낮게 잡으면 증권사를 바꿔버리겠다”며 우월한 지위를 내세우는 바람에 ‘실현가능성이 낮더라도 예상 실적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12개 증권사가 지난해 국내기업 공모의 95%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관계 법규에 따라 해당 증권사에게 실적미달 3∼6개월, 결손 및 부도 6개월∼1년간 인수업무를 제한하게 된다면 올 해 기업공개를 준비한 기업들의 공개 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오갑수(吳甲洙)부원장보는 “증권사가 고의 및 중대한 과실로 전망치를 부풀려 투자자에게 피해를 줬다는 것을 입증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현재 시장이 자율적으로 전망하고 판단하도록 유도한다는 금감원 방침에 따라 당분간 면밀히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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