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해양경찰청 '油지문법'활용 기름 몰래버린 선박 찾아

  • 입력 2001년 3월 1일 01시 42분


‘기름에도 지문이 있다’

해양경찰청이 사람의 지문(指紋)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름 각각의 고유 특성을 분석, 해양 오염행위 선박을 적발하는 기법으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다.

유지문법(油指紋法)이라 불리는 이 기법은 사람마다 고유한 지문이 있는 것처럼 각각의 기름이 가지고 있는 탄화수소의 고유한 구성 특징을 분석, 해양오염사고 발생시 해상유출 기름과 사고해역 인근 선박들이 적재하고 있는 기름을 비교해 바다를 오염시키는 선박을 찾아내는 방법.

해경은 유지문법 효과를 높히기 위해 최근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원유, 선박연료유, 폐유 등 1500여점의 기름 지문을 유형별로 컴퓨터 자료화했다.

또 부산, 울산, 여수, 포항, 군산 등 5개 취약해역을 관할하는 해경서에 분석실을 설치했다.

이에따라 해상에서 기름띠 등 오염 물질을 무단 방출하더라도 해경이 항로를 추적, 지나간 선박의 기름을 분석해 기름을 무단으로 버린 선박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해양경찰청 분석과 정진원과장(56)는 “종전에는 폐유를 버린 선박을 찾기가 ‘바다에서 바늘찾기’였으나 유지문법을 활용하면서 불법 폐유배출 선박을 적발해내기가 한결 쉬워졌다”고 말했다.

해경은 지난 한해동안 이 기법을 이용, 해양오염 행위자를 찾기 힘들었던 불법배출사건 13건을 적발한데 이어 지난 2월 울산 앞바다에서 1100ℓ의 기름을 배출한 이란 국적 화물선을 찾아내는 등 올들어서만 3건을 적발했다.

해경은 또 해양오염 방제작업시 유처리제 등에 의한 물리, 화학적 방제법 외에 환경친화적으로 오염지역을 회복시킬 수 있는 미생물제재의 활용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올 상반기 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동해 2개 해역과 서해 1개 해역에 대해 연 4차례 실시하는 수질조사시 환경유해물질 항목 등 8개 항목을 추가, 모두 33개 항목에 대해 정밀조사하기로 했다. 032―883―1845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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