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리스크 회피에 주력하며 반등시점 기다려라"

  • 입력 2001년 2월 23일 16시 03분


23일 종합주가지수가 소폭 올랐으나 최근 3일간 박스권 하단에서 움직이는 지루한 조정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미국 나스닥시장의 폭락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데다 물가의 불안정한 움직임이 연준리(FRB)의 운신의 폭을 좁힐 것이라는 우려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쳤다.

국내적으로도 채권시장 촉발된 불안감이 자금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5%를 하회할 것으로 기대됐던 금리의 하락 움직임이 마무리됐다는 점이 증시에 부담을 준 것이다.

수급기반에서도 연기금 펀드의 개입이 기대되고 있으나, 여타 기관 투자가의 운신의 폭이 여전히 좁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외국인의 공백을 메워줄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터키의 고정환율정책의 포기는 급격한 자국 통화가치의 절하로 연결되며 이머징 마켓에 대한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국내외 시장에서 호재성 이슈가 부각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리스크 회피에 주력해야 할까, 아니면 주후반의 낙폭이 큰 점을 이용한 수익추구에 나서야 할까.

이에 대해 대신증권 투자전략실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저점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라는 주문이다.

그는 이같은 주문의 배경으로 기술적으로 지난 3주간 지속된 지수 590∼610선의 삼각수렴 형태를 최근 주가지수가 하향 이탈한 점을 꼽았다.

지수 5일 이동선과 20일 이동선이 하향추세여서 590대의 매물저항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수 상승폭의 1/2인 560∼570선은 다행히 상향추세에 있는 60일 이동선과 12일 이동선과 맞물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지수대가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최근의 악재는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다음주에추가하락이 있을 경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바겐헌팅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화증권의 허영 연구원 역시 차분하게 반등시점을 기다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지수가 580선의 저항력을 계속 시험하는데 통신주들이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보합세에 그친 것은 일단 낙폭에 대한 반응 수준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이어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감소하는 반면 반등 기대감은 커지고 있어 하락폭이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까지 밀릴 지 의문"이라며 "다음주에는 매매 주체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될 것"이가고 내다봤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 대한 견해는 아주 보수적이다.

나스닥시장의 불안한 동향 때문에 위험 관리에 주력하는 주문이다. 과다 상승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상승시 조정다운 조정이 한차례로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하향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익을 낸 경우는 수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위험을 회피해야 하고, 별 소득을 내지 못한 경우라도 더욱 보수적인 입장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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