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경서동 쓰레기매립지에 골프장 조성검토

  • 입력 2001년 2월 23일 00시 44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안에 골프장이 건설될까. 인천 서구 경서동 수도권매립지에 54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관리공사는 지난해 10월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 123만평 가운데 80만평 부지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프장 규모〓골프장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제1매립장의 면적은 123만평으로 난지도(10만여평)의 12배가 넘는다.

난지도에는 9홀짜리 퍼블릭(대중)골프장이 조성될 예정이지만 제 1매립장의 경우 54홀짜리 골프장이 들어설 정도로 부지가 충분하다.

난지도 골프장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반면 이곳 지역 주민들은 골프장 건설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양성모대책위원장은 “이곳 사정은 서울과 다르다”며 “앞으로 골프장이 개발될 경우 그 개발 이익이 주민들에게 많이 돌아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골프장 대상지역〓92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년동안 쓰레기 매립지로 ‘임무’를 수행한 높이 40여m의 폐매립장. 앞으로 1.7m 두께의 흙을 덮어 씌우는 안정화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문제는 안정화작업 이후에도 지반침하나 침출수 등으로 주택 등 하중이 있는 건축물은 들어 설 수 없다는 점.

관리공사측은 “향후 30년동안 매립지 지표면이 10여m 정도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반침하 등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활용방안으로 골프장을 건설하자는 방안이 나왔다. 국제컨트리클럽을 제외하면 변변한 골프장 하나없는 인천에 대단위 골프장이 들어서면 소득증대에도 한몫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기대효과〓골프장이 조성되면 고용창출효과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증대 등 부수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도 제 1매립장이 골프장으로 좋은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곳은 54홀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부지가 넓고 완만한 구릉형태여서 공사비가 일반 골프장 건설비용의 3분의 1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거리라는 점 등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관리공사측은 “아직 골프장 조성 계획이 완벽하게 수립된 것은 아니지만 쓰레기 매립장을 골프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입장〓골프장이 농약과 비료를 사용해야만 유지되는 만큼 반 환경적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김혜영간사(30)은 “매립장에 대규모 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은 경제적 낭비”라며 “매립지 주민대책위와 조사를 벌인 뒤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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