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기부받은 공원용 부지 3년째 '공터'

  • 입력 2001년 2월 23일 00시 32분


대구시가 대기업으로부터 공원용 부지로 기부받은 땅을 3년째 개발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어 ‘늑장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98년 7월 코오롱 그룹은 대구 수성구 수성 4가 1090―15 옛 코오롱 대구공장 부지 1500평을 공원으로 조성하라며 시에 기부채납했다.

평당 가격이 500만원이 넘는 이 땅은 코오롱측이 이 일대에 위치했던 공장을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부지를 지역주택업체 등에게 팔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지역사회의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일부를 공익용으로 내놓은 것.

시는 이에 따라 98년 8월 준주거지역이었던 이 땅에 대해 근린공원 용도로 도시계획을 변경했으나 그 해 9월 시의회가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심의하면서 코오롱측이 이 땅을 공원으로 조성한 뒤 기부채납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코오롱측은 공원개발문제를 협의했으나 코오롱측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 하에서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며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지난해 10월 이땅의 소유권이 대구시로 이전됐다.

시는 이와 관련,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예산 부족으로 공원조성사업이 어렵다고 밝혀 2003년경에야 공원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원조성에는 7억5000여만원(평당 50만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대기업으로부터 기부받은 땅을 공원으로 개발하는 데 5년이나 걸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구시와 시의회를 싸잡아 비판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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