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이대로 해"…한화 "알아서 해"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44분


감독의 성향에 따라 팀컬러도 변하는 법.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전훈 캠프를 차린 삼성과 한화는 걸어서 5분도 안되는 인접한 곳에 있지만 팀분위기는 너무나 대조적.

‘카리스마의 화신’으로 불리는 김응룡감독의 삼성. 최근 삼성 코치진은 난생 처음 겪는 ‘봉변’을 당했다. 팀훈련이 느슨해진 것을 경계한 김감독이 친구인 신용균코치를 제외한 코치진에게 차로 30분 거리인 숙소까지 뛰어오라는 불호령을 내렸기 때문. 환갑이 넘은 신코치가 부랴부랴 ‘진사 사절’을 자청해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이후 삼성의 전훈캠프는 애리조나의 뜨거운 날씨와는 달리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김감독은 22일에도 팀이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3연패를 당하자 모자를 쓰레기통에 집어던지는 ‘무력시위’를 벌여 스타군단의 군기잡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한화는 ‘자율야구의 원조’인 이광환감독이 취임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탈바꿈했다. 선수들은 그동안 전지훈련때면 밤마다 해왔던 특별훈련 대신 조별로 발표회를 열며 사회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키우는 기회를 얻었고 훈련도 코치가 시켜서 하기 보다는 자신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율적으로 하게 됐다.

윤동균 수석코치가 특유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큰 형님같은 분위기 메이커를 하고 있는 것도 한화 선수단의 부드러움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

일사불란한 삼성과 자율의 한화, 과연 어느 것이 ‘정답’일까. 두 팀의 올시즌 성적이 궁금하다.

<피오리아(미애리조나주)〓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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