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순의 일본TV읽기] 日 '신신인류'의 행복찾기

  • 입력 2001년 2월 19일 19시 10분


마이니치신문 계열인 TBS―TV의 보도프로그램 <뉴스 23>은 14일부터 매일 밤 20여분씩 생방송으로 아주 흥미로운 특집을 내보내고 있다. ‘신(新)·신인류의 행복론’이란 제목으로 일본 젊은이들의 성의식구조를 밀착취재해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나온 게이오대학 2학년인 겐(健·21)군. 그는 6개월 동안 휴대폰 채팅을 통해 총 29명의 여자와 성관계를 가졌다. 그는 아침에 눈뜨면 본능적으로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채팅에 들어간다.

나이는? 학교나 직업은?

그러다 뜻이 맞으면 곧장 약속을 하고 실행에 옮긴다. 데이트 장소는 주로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시부야. 만난 지 서너 시간이 지나면 간단히 손을 잡을 수 있고 때로는 키스를 할 때도 있다.

“그다지 설레지도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아요.”

겐과 처음 만나 몇 시간만에 가라오케 룸에서 키스를 한 여대생의 말이다. 공개 인터뷰인데도 그녀의 태도는 당당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취방으로 가자는 겐의 유혹에는 넘어가지 않았다. 이유는 처음 만난 남자와 육체적 접촉을 하기 싫다는 것.

“휴대폰 채팅을 통한 데이트는 간단해서 좋아요. 쉽게 만날 수도 있고 또 싫으면 쉽게 헤 어질 수도 있고.”

겐의 말이다.

겐은 휴대폰과 인터넷으로 하루에 100여 차례의 채팅을 즐길 때도 있다. 겐은 그렇게 만난 여성과 성관계를 가지면 만족도에 따라 별을 붙이고 홈페이지에 이를 공개한다.

별 다섯 개가 100점 만점인데, 그의 홈페이지에는 상대 여성의 얼굴 몸무게 매너 성행위의 기교 등에 대해 자세한 기록이 있다. 겐에게는 친하게 지내는 여자 친구가 두 명 있으나 그들은 겐의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러나 겐이 휴대폰 채팅에 몰입하는 이유가 더욱 놀랍다. 겐은 다름아닌 게임을 벌이고 있다. 겐을 비롯한 일부 일본 젊은이들은 몇 명의 여자를 경험했느냐를 두고 게임을 벌여 계급을 받는다. 14일 29명을 경험한 겐은 조장, 45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또다른 남자는 중좌였다.

즉 이들은 게임하듯 여성을 만나 성관계를 벌인 횟수로 한 계급씩 진급하는 것이다.

‘신·신인류의 행복론’은 이같은 일본 젊은이들의 신 성풍속도를 소개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인 앵커 쓰쿠지 데츠야씨(筑紫哲也)가 진행하는 이 프로는 보도물에서 터부시 돼온 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생방송 중 직접 시부야에 있는 젊은이들의 즉석 인터뷰를 여과없이 내보내 그들의 자유분방한 성풍속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랑’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쑥스러울 만큼 ‘1회용 게임’이 돼버린 남녀의 관계. 그 속에서 그들은 언제 진정한 행복을 느낄까? 쓰쿠지씨가 20대 젊은이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댔다.

‘여행할 때’,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때’, ‘친한 친구와 술 마시며 노래 부를 때...’

그러자 쓰쿠지씨가 한 마디 했다. “모두 놀며 즐기는 것 뿐이군요.”

〈재일 르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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